무녀로 변신한 김민정의 두 얼굴이 안방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운명의 남자 장혁에게 버림받은 김민정은 그를 짓밟겠다는 독기로 가득차 긴장감을 높인 것. 또 무녀에서 개똥이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김민정의 연기가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지난 11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장사의 신-객주2015’에서는 무녀 매월의 삶을 살아가는 김민정의 모습이 그려졌다. 매월(김민정 분)은 10년이 넘게 피했던 자신의 운명을 결국 받아들이기로 한 것. 대신 자신을 무녀로 살아가게 만든 봉삼(장혁 분)에 대한 한이 가득 서려 보는 이를 오싹하게 했다.
짙은 화장으로 젓갈장수 개똥이의 모습을 지운 그는 섬뜩한 눈빛으로 양반들까지 쥐락펴락했다. 그의 신기를 알아본 권력가들은 그의 발아래 굽신거리며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에 집중한 것. 매월과 함께 젓갈장수로 동고동락했던 사이인 소개(유오성 분)는 매월의 전혀 다른 모습에 그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다.
하지만 매월은 소개 앞에서 개똥이의 천진난만한 웃음을 드러내며 그를 자신의 사람으로 끌어들였고, 이후 본격적인 야심을 꺼내놨다. 매월은 소개에게 “내가 형을 육의전 대행수로 만들겠다. 나를 위해 힘을 가져라”며 “천봉삼을 밟아 달라. 천봉삼을 밟아. 날개를 죄 꺾어. 그게 날 위해 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김민정은 극의 초반에는 남장여자로 등장, 화장기 없는 얼굴로 환하게 웃으며 시선을 끌었는데, 이에 완전히 변신한 모습은 동일인물이 아니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변신의 폭이 커 흥미를 자극한다. 김민정은 가질 수 없는 남자를 밟아놓겠다는 섬뜩한 독기를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무녀 매월의 매력을 풍성하게 그려내는 중. 극에 갈등을 유발하는 다양한 인물 가운데서도 입체적인 캐릭터로 극의 중심에 선 김민정은 여리여리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카리스마로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한편, '객주'는 폐문한 천가객주의 후계자 천봉삼이 시장의 여리꾼으로 시작해 상단의 행수와 대객주를 거쳐 거상으로 성공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jykwon@osen.co.kr
[사진]‘객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