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 입증됐다. '로코퀸'의 근성이. 어느 작품에서나 망가지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로지 캐릭터에만 매달리는 배우 황정음은 '그녀는 예뻤다'의 성공을 통해서 다시 한 번 '로코퀸'으로서 진가를 발휘했다. 믿고 보는 황정음, '믿보황'이 아니던가.
황정음은 11일 오후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 끝까지 여주인공 혜진을 매력적이게 소화해냈다.
'그녀는 예뻤다' 최종회에서는 결혼 후 행복한 가정을 이룬 혜진(황정음 분)과 성준(박서준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혜진과 성준은 1년이 안 되는 원거리 연애 후 결혼을 택했다. 혜진은 동화작가로 자신의 이름을 건 동화를 냈고, 성준은 한국 모스트의 편집장으로 승진했다. 두 사람은 결혼 후 혜진을 꼭 닮은 딸을 낳았다. 시청자들의 가슴을 졸이게 했던 비극적인 반전 결말은 없었다.
황정음은 이로써 또 한 번 로맨틱 코미디로 성공을 거뒀다. MBC '킬미, 힐미'로 대성공을 거둔 지 불과 7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다시 같은 장르로 성공을 거둔 그에게 '로코퀸'이라는 호칭은 이제 너무나 당연한 수식어다. 연기력에 대한 지적을 받았던 과거를 언급하는 일도 이제는 의미가 없다.
지금까지 황정음이 성공시킨 드라마는 수 편에 이른다. '지붕뚫고 하이킥'을 비롯해 '자이언트', '내 마음이 들리니', '골든 타임', '돈의 화신', '비밀', '킬미 힐미'까지. 작품을 볼 줄 아는 혜안은 이미 공공연한 인정을 받고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이 혜안 만큼 그의 성공을 뒷바침 해준 게 하나 더 있다면 바로 남다른 근성이다.
황정음은 근성이 좋은 배우로 유명하다. 연기력에 대해 비판을 들었을 때도 기죽지 않고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다. 배역을 맡으면 늘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냥 넘어져도 될 것을 더 우스꽝스럽게 넘어졌다. 얼굴을 마구 찡그리며 코믹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것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뭘 하든 '적당히'는 없었다.
이번 김혜진 역할에서도 '예쁨'을 포기하고 철저하게 망가진 그의 모습이 화제가 됐었다. 뽀글머리에 선명한 주근깨와 홍조까지. 평범하게 변신한 황정음의 모습은 귀여웠지만 확실히 예쁘다고 말할 수는 없는 종류의 외모였다. 하지만 이런 망가짐은 로맨틱 코미디의 여주인공으로서는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더 귀엽고 매력적이게 다가왔다. 그리고 이런 매력이 멋진 남자 주인공과 시너지를 일으키며 드라마의 성공을 이끌었다.
'믿보황'의 기록은 어디까지 계속될까? '로코퀸' 자리를 당당히 꿰찬 황정음의 다음 해보가 기대감을 모은다. /eujenej@osen.co.kr
[사진] MBC '그녀는 예뻤다'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