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고 많았던 Mnet ‘언프리티 랩스타2’(이하 ‘언프리티2’)가 종영을 맞는다. ‘언프리티2’는 그 어떤 서바이벌 프로그램보다 회마다 온도 차이가 널뛰었던 프로그램이다. 시즌1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남성 래퍼들과의 맞대결을 펼치며 열기를 더하다가도, 영구탈락이 무색하게 중간 합류와 패자부활전을 진행해 차갑게 식기도 했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며 ‘언프리티2’의 신의 한수와 신의 악(惡)수를 분석해봤다.
올초 ‘언프리티’ 시즌1이 출범할 때 형만한 아우가 있을까 싶었다. 큰 인기를 끈 Mnet ‘쇼미더머니’의 스핀오프 격이었고 사실 이정도로 인기를 끌 줄 몰랐다. 출연 멤버들은 모두 착실하게 인지도를 높였고, 제시의 “디스 이즈 컴퍼티션”이라는 유행어도 생겼다. 그러다보니 시즌2에는 자연스럽게 더 큰 관심이 쏟아졌다.
◇신의 한수 - ‘쇼미더머니’ 男 래퍼들과 맞대결
‘언프리티’가 정말 형만한 아우가 되면서 시즌2에서는 큰 부담감이 작용한 듯싶다. 문제점은 보완하고 좀 더 획기적인 시도를 하려 고심한 노력이 엿보였던 것. 특히 시즌1에서 디스 배틀에서의 욕설이 문제가 되면서(비단 ‘언프리티’뿐만 아니라 ‘쇼미더머니’에서도 몇 차례 지적된 바 있다) ‘언프리티2’에서는 디스 배틀을 자중하는 듯했다. 때문에 초반까지는 흥미를 끄는 요소로 반전의 효과를 사용한 것이 사실. 그러나 모든 자극은 남발할수록 무뎌지기 마련이다. 이후 카드는 디스배틀이었다. 카드는 적중했고 분명 흥미는 끌었지만, 이래서야 시즌1과 다를 바 없는 흐름이었다. 보다 더 획기적인 자극제가 필요했고 ‘언프리티2’ 제작진은 단 한 번도 시도한 적 없는 남녀 간의 싸움판을 벌였다. 그리고 이 결정은 종영을 앞둔 상황에서 신의 한수로 꼽히고 있다.
지난달 16일 방송된 ‘언프리티2’에서는 ‘쇼미더머니’ 래퍼들과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이날 방송은 여성래퍼들이 남성보다 실력이 떨어진다는 편견에 맞서 싸웠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실제로 효린, 유빈, 키디비, 트루비, 예지 등 여성래퍼들의 무대는 남성래퍼들을 긴장케 했다. 특히 미션 우승자 예지는 남성래퍼보다 뛰어난 여성래퍼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이날 포텐셜이 폭발한 예지의 무대는 레전드로 꼽히고 있다.
◇신의 악수 - 영구탈락자들의 패자부활전
그러나 이날 방송 이후 얼마 되지 않아 ‘언프리티2’에서는 패자부활전 자리를 마련했다(10월 20일 OSEN 단독). 이 소식이 보도된 이후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지금까지 ‘언프리티2’에서는 미션 우승자와 함께 영구탈락자를 선정해왔다. 프로그램에서 영영 하차한다는 이유로 래퍼들은 사활을 걸었고, 시청자들도 긴장감을 느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언프리티2’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는 점. 어떤 예외도 두지 않는 공정한 룰 위에서만 팽팽한 긴장감이 유지되는 법이다. 그런데 예외가 하나씩 생기면서 프로그램의 공정성에는 균열이 갔다. 시청자들은 이 점에서 지금까지 유지하던 긴장감의 끈을 느슨하게 놓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방송된 ‘언프리티2’에서 치러진 패자부활전에서 예지가 관객 투표 1위로 부활한 바. 결과와는 상관없이 이미 많은 시청자들이 패자부활전 자체로 맥이 빠진 모습이었다.
완벽한 프로그램에 어디 있을까. 다소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지만, 아이돌 래퍼의 편견을 깨고 나아가 여성 래퍼의 편견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언프리티2’는 의미를 남겼다. / besodam@osen.co.kr
[사진] '언프리티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