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재의 매니저가 사실은 '극한 직업'일 줄이야. 방송작가 유병재가 의외의 까다로운 면모를 드러냈다. 그리고 그런 그의 옆에서 함께 생활하는 친구이자 매니저 유규선의 모습은 흡사 '극한 직업' 당시의 유병재를 떠올리게 하는 짠한(?) 모습으로 웃음을 줬다.
유병재는 11일 오후 첫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현생인류보고서-타인의 취향'(이하 '타인의 취향')에서 군대의 선임이자, 룸메이트, 거기에 자신의 매니저 일까지 보고 있는 유규선과 티격태격 부부 '케미'로 눈길을 끌었다.
이날 유병재는 반전 면모를 드러냈다. 아침 식사 시간, 그는 아침을 하는 유규선의 모습을 그저 바라보고 있었고, 어머니가 싸준 김치를 자랑하는 유규선의 말에 무관심한 모습을 보였다. "다른 집 음식을 못 먹는다"는 것이 이유.
하지만 유규선은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자신의 어머니표 반찬을 유병재에게 권했고, 유병재는 이를 거절하고 '슈퍼표' 반찬에만 젓가락을 대 웃음을 줬다.
뿐만 아니라 밥을 먹고 정리를 하는 이도 유규선이었다. 유병재는 식사를 한 후 TV 앞에 앉아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감상했다. 그런 유병재의 모습에 유규선이 짜증을 내는 것은 당연한 일. 이는 마치 미디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관심한 남편과 그런 남편의 관심을 바라는 아내의 모습 같았다. 혹은 유병재가 출연해 인기를 끌었던 'SNL 코리아'의 '극한 직업' 코너 중 한 장면을 떠올리게도 했다.
이 같은 갈등 요소를 푸는 유병재의 필살기는 깨알 같은 장난이었다. 그는 홀로 설거지를 하느라 짜증이 난 유규선의 눈치를 살피며 다가가 나훈아의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를 틀어주고는 "고마워 형, 내 옆에 있어주고, 가족처럼 대해주고. 형이 없었으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거다"라고 청산유수 같은 멘트로 고마움을 전했다. 결국 유규선은 웃음을 빵 터뜨리고 말았다.
유병재가 가진 의외의 '까도남' 면모들은 이날 일상 곳곳에서 드러났다. 음식을 고르는 데서도 뭘 먹을지 한참 고민을 하는 까탈스러움을 발휘했고, 회냉면을 먹으러 가서는 냉면을 잘게 잘라 맛없어 보이게 먹으며(?)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그런 유병재의 특이함을 잘 받아주는 유규선이 있었기에 보는 이들은 즐거울 수 있었다.
인터뷰에서 유병재는 "(유규선과는) 우정보다 깊고 사랑보다 조금 얕고 그런 느낌이다"라고 밝혔다. 또 유규선에게 "형하고는 평생 함께 했으면 좋겠다. 반려동물처럼 끝까지 함께했으면 좋겠다"라고 사랑 고백을 하기도 했다. 유규선은 이에 흔쾌히 "평생 가자"고 대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이 오랫동안 친구인 것은 그만큼의 우정이 있기 때문이다. 티격태격 마치 부부 같은 우정으로 재미를 준 두 남자의 일상이 앞으로 '타인의 취향'을 어떻게 이끌어 갈 지 기대감을 모은다.
한편 '타인의 취향'은 스타들의 리얼한 일상을 관찰하며 그들만의 독특한 취향을 살펴보는 프로그램. 유병재 작가, 장진 감독, 배우 스테파니리, 개그맨 유세윤, 아이돌그룹 갓세븐의 잭슨이 출연한다.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 50분 방송. /eujenej@osen.co.kr
[사진] '타인의 취향'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