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린·예지·지윤, 반전드라마 쓴 '여걸3'['언프리티2' 종영 D-1②]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11.12 07: 06

효린, 예지, 지윤은 Mnet 예능프로그램 ‘언프리티 랩스타2’(이하 언프리티2)를 통해 아이돌이라는 범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래퍼로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좋든 싫든 그룹 활동을 끝내고 차후에 홀로 서기를 한다고 할지라도 여러 방향으로 활동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특히나 세 사람은 불행한 듯한 운명(?)이 행복한 방향으로 전환되는 반전 드라마를 썼다.
물론 세 사람은 걸그룹 멤버에, 자신을 받쳐주는 소속사가 있다는 조건 덕분에 남들에 비해 좀 더 쉽게 ‘언프리티2’에 합류하게 됐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좋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면 대중에 외면 받을 수밖에 없었을 터다.
시즌1에 비해 한껏 기대가 올라간 ‘언프리티2’ 출연이라는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가수로서의 정체성마저 흔들릴 수 있는 무서운 싸움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결국 이겨냈다. 물론 기존 래퍼들 만큼 완벽한 실력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갈수록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주며 감동을 안겨줬다.

아직까지 진부한 가사, 어색한 플로우 등 극복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그럼에도 이들을 칭찬해주고 싶은 것은 두려움에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이어갔다는 점이다. 효린, 예지, 지윤이 ‘언프리티2’를 걸어온 행보를 되짚어봤다.
◆효린, 노래+랩 둘 다 가능한 아이돌
씨스타의 보컬리스트 효린이 랩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불러 모았다. 이미 뛰어난 가창력으로 인정받고 있는데 굳이 랩에 도전했다가 본전도 찾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을 받은 것. 그러나 기우에 불과했다. 효린은 경쟁이 지속될수록, 치면 칠수록 세차게 돌아가는 팽이처럼, 래퍼의 가능성도 지녔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노래는 물론 랩도 잘하는 가수로 거듭난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효린은 앞서 원더걸스 유빈과의 디스랩 배틀에서 승기를 잡았고, 경쟁 래퍼들을 모두 제치고 박재범이 프로듀싱하는 5번째 트랙의 주인공이 됐다. 또 세미파이널에서는 헤이즈를 9표 차이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예지, 비호감→우승후보 ‘대반전녀’
사실 예지는 걸그룹 피에스타의 활동을 통해 인기를 얻었다기보다 ‘언프리티2’를 통해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은 멤버라고 볼 수 있다. 종영을 앞두고 독기 오른 모습과 초반 어리바리했던 모습을 비교하면 가장 많은 변화를 겪은 반전의 주인공이다. 앞서 예지는 단체 뮤직비디오를 찍는 과정에서 콘셉트를 늦게 이해해 멤버들은 물론, 시청자들에게 소위 ‘비호감’으로 찍혔다.
하지만 영구 탈락을 앞두고 코너에 몰린 예지는 '미친개'로 생존 신고를 마쳤다. 이후 회가 거듭될수록 자신의 매력을 극대화하더니 어느새 우승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예지는 박재범의 ‘솔로(Solo)’를 따냈고 ‘쇼미더머니’ 출신 남자 래퍼들과의 대결에서도 22명 중 3위를, 여자 래퍼 가운데는 1위를 차지했다. 그는 강력한 우승후보 트루디와 세미 파이널 무대에서 랩 배틀을 벌이게 됐다. 두 사람 가운데 누가 이겼는지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승자가 누구일지에 대한 관심이 쏠려있다.
◆지윤, 부담 이기고 발전한 실력 과시
포미닛 지윤은 여러 차례 진행된 경연으로 이미 실력이 쌓인 래퍼들에 비해 실력이 뒤쳐졌었다. 뒤늦게 합류해서 그런 탓이 크지만 잘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경쟁도 경쟁이지만, 친분이 쌓인 이들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기까지 좀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지윤은 가족들과 지인들의 걱정에 부담감이 많을 테지만 점차 나아진 모습을 보이며 감동 신화를 남기고 있다. 첫 등장했을 때 선보인 싸이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실력이 크게 늘었기 때문. 비록 세미파이널 무대에서 키디비와 맞붙어 승리하진 못했어도, ‘바꾸지마’라는 중독성 있는 랩핑으로 호응을 불러 모았다. 노력하면 반드시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입증한 셈이다. / purplish@osen.co.kr
[사진] '언프리티2' 방송화면 캡처·피에스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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