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디 우승? 시끄러워야 제맛['언프리티2' 종영 D-1①]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5.11.12 07: 07

참 요란하고 시끌벅적했던 프로그램이다.
참가자 선정을 시작으로 매 라운드 미션, 투표 결과, 패자 부활전, 참가 래퍼들의 소속사, 스포일러, 반박, 추가 래퍼 투입, 악마의 편집, 디스, 제작진 입장 표명 등 단 10회가 방영되는 동안 프로그램을 둘러싼 각종 이슈와 잡음이 끊기질 않았다.
그런데 이런 모습 또한 굉장히 낯설거나 어색하지가 않다. 왠지 이렇게 시끄러운 게 없으면 더 서운할 것만 같은 요상한 프로그램, 바로 오는 13일 종영을 앞두고 있는 Mnet '언프리티 랩스타2'(이하 '언프리티2')가 그것이다.

'언프리티'는 '쇼미더머니'의 스핀으로프 첫발을 내디뎠다. 남녀가 섞여 랩 대결을 펼치는 '쇼미더머니'의 성별을 절반으로 쪼갰지만, 남은 건 남자들보다 더 살벌한 캣파이트였다. '언프리티'가 시청자에게 안긴 보는 재미는 상당했다. 랩 스킬이나 실력도 그러했지만, 국내 프로그램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센 언니'나 '악녀' 캐릭터가 등장하면서, 시청자의 구미를 제대로 당겼기 때문. 제시와 치타 등 시즌1 출연자들은 지상파까지 역진출 해 승승장구했다.
'언프리티2'의 존재가 알려졌을 때, 높아진 기대만큼 우려도 짙었던 게 사실. 연출을 맡은 고익조 PD가 제작발표회를 통해 "논란은 이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사람은 그 누구도 없었다.
실상 '언프리티2'에서 논란이 모조리 사라진다면, 특유의 까칠거리는 프로그램의 맛도 한꺼번에 증발할 것이라는 생각도 있다. 힙합 문화에 녹아있는 '디스(diss)'에 대한 리스펙트가 이미 이를 시청하는 사람들의 기저에 충분하게 드리워져 있었고, 그것을 통해 어느정도는 논란까지 즐길 태도를 장착하고 있다는 소리이기도 했다. 제작진은 이미 그 논란을 '까짓껏 한 번 즐겨보자'는 수준의 경지까지 오른 듯한 느낌도 든다.
9주간의 방송, 그리고 이제 딱 1회만 남겨둔 '언프리티 랩스타2'는 '분명 시끄러울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을 크게 빗나가진 않았다. 비록 시청률은 1%안팎에 그쳤지만, '언프리티2'가 방영되는 날을 전후해 온라인은 여성 래퍼들과 프로그램에 대한 이슈들로 넘쳐났다. 아쉬운 게 있다면, 시즌1때 '언프리티'를 마주할 때 느꼈던 신선함과 제시가 외쳤던 '컴페티션'이 조금은 그립다는 것. 생각보다 요란했던 잔치에 비해 정작 먹을만한건 별로 없었던, 그런 기분이랄까.
'언프리티'는 여전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단계다. '쇼미더머니'를 비틀어서 시작된 이 스핀오프 프로가 어느새 그 인기까지 위협하며 Mnet의 대표 프로그램으로까지 떠오르고 있다. 시즌1이 제시와 치타, 키썸, 육지담 등을 쏟아냈듯 시즌2는 트루디와 키디비는 물론 그저 한낱 아이돌 멤버라 치부됐던 유빈(원더걸스), 효린(씨스타), 예지(피에스타), 지윤(포미닛)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들 중 누군가는 '언프리티2'라는 수식어를 달고 우리 곁에 살아남을테고, 또 시즌3가 시작될 때 참가자 중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어 기억될 게 분명하다.
지겹게도 시끄러웠지만, 그렇게 딱히 밉지만은 않았던 '언프리티2'가 떠난 빈자리가 묘하게 아쉬울 것도 같다. / gato@osen.co.kr
[사진] Mne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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