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설련화', 부족한 개연성 채우는 '지진희 마법'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5.11.12 09: 21

‘애인있어요’에 이어 ‘설련화’까지, 지진희가 ‘멜로킹’으로 거듭났다. 김현주에 대한 올곧은 사랑으로 시청자들을 설레게 하더니 이번에는 무려 천 년 전 사랑과 재회하는 로맨틱함으로 ‘멜로킹’의 자리를 굳건히 했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다소 몰입을 방해하는 개연성마저 그의 부드러운 눈빛과 나직한 목소리가 대신할 정도.
SBS 2부작 ‘설련화’는 꿈속에서 천 년 전 사랑을 다시 만나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멜로드라마다. 지진희는 극중 자신의 꿈을 바탕으로 온라인 게임 ‘루시드 드림’을 기획해 천 년 전 사랑의 비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게임회사 CEO 이수현 역을 연기했다.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애인있어요’ 속 최진언 캐릭터와는 사뭇 다른 매력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수현은 매일 밤 같은 꿈을 꾸다 잠에서 깼다. 꿈속에서 한 남자가 의문의 사내들로부터 공격을 받는 그를 구해줬고, 마침내 그는 매일 밤 꿈속에서 만나는 상대방을 그리워하게 됐다. 그러던 중 자신의 회사에서 기획한 어린이 사생대회에서 꿈에서 본 인물이 그려진 그림을 보고 놀라게 되고, 이에 그림을 그린 사람을 찾아 자신의 회사로 취직시키려 한다. 이 그림을 그린 것이 바로 꿈속의 주인공인 연희(이지아 분).

연희는 수현이 기획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고, 수현은 꿈속의 주인공과 닮은 그에게 점차 마음이 향했다. 하지만 연희는 조카의 삼촌 자격으로 사생대회에 참가한 탓에 남장을 해야 했고, 이것은 두 사람 사이의 장애물이 됐다. 이는 꿈속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꿈속 연희의 이름은 영대(이지아 분). 그는 수현, 즉 산백(지진희 분)의 친우인 문재(안재현 분)와 혼인을 약조한 사이였다.
산백과 영대는 점차 사랑의 감정을 키워갔고, 이를 알게 된 문재는 영대에게 산백을 살리기 위해선 그를 사랑하지 않는 척을 하라고 강요했다. 결국 영대는 산백을 살리기 위해 대신 죽음이라는 길을 택했다. 모든 사실을 꿈을 통해 본 수현은 이를 바탕으로 한 연희의 게임 시나리오를 보며 그 사랑의 결말에 대해 슬퍼했다.
두 사람을 방해하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꿈속의 문재가 현실에서는 수현의 정혼녀 유라(서지혜 분)이었던 것. 그는 현실에서도 역시 수현을 놓아주지 않았고, 이에 두 사람은 오랜 시간을 기다림으로 보내야 했지만, 마침내 꿈속과는 달리 결혼으로 행복한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설련화’는 ‘루시드 드림’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판타지 멜로라는 장르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2부작이라는 짧은 호흡 탓이었을까. 다소 산만하게 진행되는 전개와 부족한 개연성 등이 몰입을 방해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제쳐두고 드라마를 보게 만든 것은 배우 지진희의 연기였다.
그는 이미 다수의 작품을 통해 입증된 바 있는 진한 감성과 뛰어난 캐릭터 소화력으로 엉성한 스토리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러한 그의 활약은 주말극 ‘애인있어요’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초반 막장으로 치부되던 이야기를 로맨틱한 사랑 이야기로 바꿔놓은 것 역시 지진희의 멜로 연기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 앞으로도 ‘멜로킹’이라는 수식어에 걸맞는 감성을 연기하며 여심을 설레게 할 지진희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SBS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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