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혼에서 진정한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나이 많은 한국 남자 철주(김태한 분)와 돈 때문에 한국으로 온 결혼이주여성 띠엔(서은아 분)의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멜로 연기를 해 봤다는 김태한이 실제 설레는 감정으로 공허함까지 느꼈다고 밝혀, 배우들의 진짜 감성이 극을 더욱 풍성하게 완성할 것으로 기대를 높였다.
KBS 2TV ‘드라마스페셜 단막 2015-비밀(극본 차연주, 연출 전우성)’ 기자간담회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별관 대본연습실에서 전우성PD와 김태한, 서은아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전우성PD는 매매혼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선보이는 것에 대해 “작가님이 쓰신 작의를 보면, 필요에 의한 거래 같은 만남. 하지만 그 안에 사랑이 있을 수 있다면, 우리에게 구원과 희망을 전해줄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전PD는 “홀로 자취할 때 싱크대에 음식물을 많이 버렸는데, 수챗구멍에 버린 수박씨에서 싹이 올라오는 걸 보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생명이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은 곳에서 발견한 생명의 고귀함을 느꼈다”며 “나이가 20~30년 많은 남자와 돈 때문에 결혼하러 온 여자. 또 한국에서 노총각으로 늙고 있던 남자가 만났을 때. 일반적인 감정과 다른 이상한 게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이 안에서 사랑의 개연성을 발견할 수 있다면 인간에 대해 경탄하게 되는 어떤 것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이 작품을 연출한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이 작품으로 처음 멜로 연기를 펼친 김태한은 연기에 몰입한 여운을 고스란히 드러내 시선을 끌었다. 한 번도 사랑 받아본 적이 없는 철주 역할을 연기한 김태한은 베트남 여성 띠엔(서은아 분)과의 사랑 연기에 “끝나고 공허했다. 첫 연극을 마친 기분이었다. 골목을 정처 없이 걷기도 했다. 골목을 돌면 기적이 있을 것을 기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 마음 안에 숨겨져 있는 쑥스러운 사랑, 외로움, 그런 감정을 찾아내서 드러내는 작업을 하다 보니 어느 날 갑자기 멍해졌다. 베트남 촬영 때는 정말 설레고 좋았다”며 “단막극은 그 인물을 통으로 내가 다 이해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쌓여가는 감정들을 내가 통제할 수 있다. 공감하고 연기할 수 있는 게 재밌다”고 덧붙였다.
전PD 또한 김태한의 첫 멜로 연기를 극찬했다. 전PD는 “실제 대본에서 작가님이 잡아 놓은 철주는 감정 표현이 절제된, 과묵한 인물이다. 김태한은 그것을 다 지켰는데 어느 순간에 감정이 돌출적으로 나왔다. 그때 연기가 참 좋았다. 김태한은 앞으로 신인 멜로 배우로서 기대해도 되지 않나 싶었다”고 전해 웃음을 안겼다.
익숙하지만 낯선 다문화 가정, 매매혼으로 맺어진 관계에서 피어나는 사랑 이야기는 고립된 철주와 그 곳을 찾아온 낯선 선녀의 이야기로 가을에 잘 어울리는 아프지만 따뜻한 멜로를 완성할 전망이다. 한 남자의 죽음과 용의자로 체포된 베트남에서 온 신부 사이에 숨겨진 사연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슬픈 미스터리의 전말이 공개된다. 14일 밤 11시 50분 방송. /jykwon@osen.co.kr
[사진]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