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음 "대상이요? 35살 안에 받는 게 꿈이에요" [일문일답]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5.11.12 17: 59

역시 '믿보황' 황정음(31)이었다. 연기에 대한 유쾌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황정음의 생각은 여태까지 그가 걸어온 길에 대해 납득하도록 만들었다.
황정음은 지난 11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 주근깨 투성이에 수습 불가능한 곱슬 머리를 지녔지만, 누구라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김혜진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제 그녀를 보고 아이돌 출신을 문제 삼으며 편견 섞인 시선을 보낼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직 '믿고 보는' 배우 황정음만이 남았다.
그는 12일 드라마 종영 후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촬영 중 에피소드와 종영 소감, 그리고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밝혔다. 숨가쁘게 달려온 촬영 스케줄과 지난 밤 열렸던 회식 여파 탓인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질문에 답하는 황정음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상쾌했다. 다음은 황정음과의 일문일답.

-드라마 종영 소감을 말해달라.
'그녀는 예뻤다'가 많은 사랑을 받고 무사히 잘 촬영을 마쳐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너무 행복했다. 이번 작품을 촬영하는 2개월 동안 하루에 한 시간씩 잤다. 제 정신으로 연기한 적이 거의 없어서 스태프들도 너무 안쓰러워 했다.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혜진이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보내기 싫다. '언제 또 이렇게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을까' 생각했다. 드라마라는 작업이 참 매력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새삼 느끼며 감사하게 생각했다.
-작품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사실은 많이 쉬고 싶었다. 항상 쉬고 싶다. 그런데 이번 년도 일 안 한다고 해놓고 드라마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이번 작품은 소속사 대표님이 계속 하자고 했다. 조성희 작가님과 '하이킥'도 하기도 했었고...대표님이 아무리 하라고 했어도 작가님이 아니었으면 힘들지 않았을까. 대본을 봤는데 되게 재밌었다. 사실 '하이킥' 이후에는 가벼운 역할을 안 하려고 노력하며 달려왔는데, 이번에는 그냥 내가 잘 할 수 있는 걸 해볼 타이밍인 것 같아서 하게 됐다. 근데 지금은 좋은 작품 골라주셔서 대표님께 너무 감사하다.
-박서준과는 두번째 호흡인데, 소감이 어떤가.
서준이랑은 너무 잘 맞는다. 제가 딱 하면 척 알아들어서 연기할 때 오고가는 재미가 있다. 제가 감히 연기에 대해 말할 군번은 아니지만 서준이 나이 또래 중에서는 너무 잘한다. '참 잘되겠다'고 생각했다. '연기할 맛 난다'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다. 막방 끝나고 서준이가 '누나 내가 연기 못하는 부분 채워줘서 고맙다'고 했는데 저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게 밸런스인 것 같다.
-김혜진과 황정음의 닮은 점은 무엇인가.
혜진이는 제가 봐도 배울 점이 많다. '저렇게 매력이 있을 수 있구나' 싶다. 실제로도 그런 사람이 있을까? 닮은 점은 별로 없는 것 같다. 혜진이는 너무 러블리해서. 못 생겼는데 할 말 다 하고 너무 귀엽다. 그나마 비슷한 점은 밝은 성격인 것 같다.
-항상 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다가 이번엔 모두 후배들이었는데, 책임감은 없었나.
저도 아직 어린데 다 후배들이었다. 젊은 기운을 받으니까 좋았지만, 지갑 열 일이 너무 많이 생긴 것 같다. 나이 들수록 말은 줄이고 지갑을 열라고 했다. 소처럼 일해서 지갑 열심히 여는 선배가 되겠다.
-유독 단발머리를 고수하는 것 같은데, 이유가 있나.
단발머리는 잘 어울리니까. 긴머리는 불편하다. 감을 때도 불편하고 어울리지도 않는다. 큰 이유는 없고 단발머리가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좋다.
-드라마 끝난 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
20시간 연속으로 자보고 싶다. 습관이 돼서 지금 하루에 다섯 시간밖에 못 자고 있다. 해외 여행 다녀오면 시차 적응하는 것처럼 종영 후 한 달 동안은 힘든 것 같다. 그래서 너무 자고 싶고 여행도 많이 하고 싶다. 또 예뻐지고 싶다. 연기할 땐 피부과도 못 가고 먹을 건 너무 많이 먹어서 부었더니 댓글에 '주름 대마왕'이라고 써있어서 속상했다. 관리 좀 시작해보려고 한다.
-전작에서 호흡을 맞췄던 지성과 함께 연기 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함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대상 후보라는 게 사실 그냥 감사하고 좋다. 받으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 어쨌든 정점을 찍는다는 거니까. 기대가 안 한다. 35살 안에 받는 게 꿈이기 때문에 아직 3년 남았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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