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정형돈이 활동 중단하면서 벌어진 후폭풍은 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각 방송사의 간판 예능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예상됐던 바다. 특히 정형돈이 아닌 다른 방송인을 대체하기에는 이미 몸집이 크거나, 프로그램 성격상 불가능한 인기 프로그램은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정형돈이 지난 12일부터 불안 장애 치료와 휴식을 위해 활동을 중단하면서, 그가 출연 중인 프로그램은 대책 마련에 한창이다. 가장 큰 문제는 MBC ‘무한도전’이다. 새로운 출연자 합류 자체가 논란으로 이어지는 프로그램 특성상 정형돈 없이 5인 체제로 꾸려갈 가능성이 높다.
간혹 게스트가 함께 할 수는 있어도 새로운 멤버를 영입하는 계획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 초 새로운 멤버를 뽑기 위해 식스맨 특집을 벌였을 당시 온라인이 뜨겁게 달궈졌던 바 있다. 신중한 행보를 보여왔던 제작진의 특성상 방송을 꾸려가며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새로운 계획을 짤 것으로 예상된다. 게스트나 식스맨 특집에서 활약했던 스타가 단발성으로 함께 하는 방안도 예상 가능하다.
정형돈의 색채가 강하게 있는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 역시 새로운 MC를 투입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데프콘과 함께 정형돈은 케이블계 ‘무한도전’으로 불릴만큼 오랫동안 진행을 해왔다. 특히 자체 제작 불모지였던 MBC에브리원 간판 예능으로 자리잡은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정형돈이 아닌 다른 MC를 앉히기 쉽지 않아 보인다. 특별 MC 체제로 꾸려갈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김성주와 정형돈이 진행을 해왔다. 정형돈이 지난 9월 폐렴으로 입원했을 당시에는 출연 셰프들이 대신 진행을 하는 구성을 띠었다. 이번에도 특별 MC를 초빙하거나, 셰프들이 번갈아가면서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상대적으로 정형돈의 활약이 적었던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은 큰 타격이 없어 보이고, 6회로 계획된 KSTAR ‘돈 워리 뮤직’ 역시 정형돈의 활동 중단이 미칠 영향이 크지 않아 보인다.
새로운 MC가 투입될 가능성이 높은 프로그램은 아무래도 MBC ‘능력자들’이다. ‘능력자들’은 13일 정규 첫 방송을 할 예정. 아직까지 정규 1회 밖에 녹화하지 않은 상태고, 방송이 자리잡기 전이라 새로운 MC를 투입시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형돈은 그동안 불안 장애를 남몰래 앓아왔지만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 피해를 끼칠까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최근 심각해지면서 더 이상 활동이 어렵게 된 후에도 활동 중단을 결정하기까지 고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으로서는 건강이 최우선인 게 당연하지만, 아무래도 출연 중인 프로그램이 휘청거릴 수도 있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 인기가 높은 만큼 책임감도 남다를 수밖에 없어 활동 중단을 하기까지 고민과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jmpy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