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파일럿 프로그램 ‘빅프렌드’가 개개인이 생각을 공유하는 집단 지성의 위대한 힘을 안방극장에 전달했다. 어떻게 보면 오지랖이지만, 타인의 발전을 위해 잔소리를 쏟아내는 수많은 네티즌과 연예인들의 조언은 누군가에게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됐고, 예상 못한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12일 방송된 ‘빅프렌드’ 1부는 고민이 있는 주인공이 있고, 다수의 보이지 않는 네티즌이 조언을 해서 변화를 이끄는 과정을 담았다. 대중의 지혜를 뜻하는 집단 지성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구성이었다. 2부에서 제작진이 어떤 주제를 다룰지 공개되지 않았지만, 1부만 봐도 왜 이 프로그램이 쌍방향 소통 프로그램이라고 하는 지 명확히 알 수 있었다.
방송인 백지연과 장동민은 사연을 가진 주인공의 고민 해결을 위해 모인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의 의견을 집어내서 이야기를 하는 역할을 했다. 이들이 함께 조언을 하기도 했지만,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힘은 지극히 주관적이고 다양한 의견을 가진 베일에 가려져 있는 ‘빅프렌드’이다.
원활한 의사 소통을 통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이 과정으로 많은 변화가 생겼는지는 명확하게 알 수 없다. 수많은 네티즌의 ‘폭풍 잔소리’로 인해 모든 문제의 해결에는 자신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변화의 시작이라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자신과 전혀 관계 없지만 ‘짱구남’의 변화를 누구보다 기뻐하는 네티즌과 제작진이 초대한 출연자들의 모습. 여기에서 누군가는 휩쓸리는 감성일 뿐이라고 애써 집단 지성의 힘을 격하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긍정적인 오지랖은 누군가를 변화시킬 수도, 그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오지랖을 떠는 것만으로도 상쾌하게 뿌듯한 기분을 느끼는 이가 있다면, 그마저도 집단 지성의 긍정적인 효과일 터다.
‘빅프렌드’는 집단 지성의 긍정적인 면모를 TV쇼로 끌어모은 구성으로 시선을 끌었다. 흥미를 자극하는 것은 물론이고 의미 있는 결과물인 변화를 이끌어내며 제작진이 선택한 쌍방향 구성이 무의미한 일이 아니었음을 보여줬다. 이 프로그램은 안방극장에 반향을 일으키면 정규 편성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파일럿 프로그램. 일단 오는 19일 오후 11시 10분에 2부를 방송하는 가운데, 정규 편성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jmpyo@osen.co.kr
[사진] ‘빅프렌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