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여행이 결합한 리얼 예능프로그램 ‘돈 워리 뮤직’은 예상대로 정형돈과 유재환의 형제 조합이 재밌는 구성이었다. ‘케미(케미스트리, 조합) 귀신’으로 불릴 만큼 어떤 출연자와 있어도 친근한 조합을 만드는 정형돈이 구심점이었고, 한시도 입을 떼지 않는 유재환의 ‘수다 본능’이 곁가지로 웃음을 선물했다. 건강 이상으로 활동을 중단한 정형돈의 예능 속 빈자리가 얼마나 클지 예상되는 방송이었다.
지난 12일 첫 방송된 KSTAR 예능프로그램 ‘돈 워리 뮤직’은 음악에 조예가 깊은 정형돈과 유재환이라는 두 남자가 세계 음악 여행을 통해 얻은 음악적 영감을 서로 교감하는 과정을 담는다. 두 사람은 각각 MBC ‘무한도전’이라는 연결고리가 있다. 유재환은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박명수를 돕는 작곡가로 출연해 ‘아이유 광팬’으로 화제를 모았다. 귀여운 말투와 수줍어하는 행동은 유재환의 귀여운 매력이 부각된 바 있다.
이야기만 듣고 만난 적이 없는 정형돈과 유재환이 ‘돈 워리 뮤직’을 통해 첫 호흡을 맞췄다. 이들은 음악 여행을 떠나기 전 서로의 음악 취향과 가치관, 그리고 바라는 여행을 공유하며 수다를 떨었다.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었는데, 상대방을 배려하는 습관이 있는 유재환과 편안한 분위기를 이끄는 정형돈의 대화는 친근함이 넘쳤다.
무엇보다도 정형돈의 귀신 같은 조합을 만드는 재주가 눈에 띄었다. 정형돈은 ‘선배님’이라고 어려워 하는 유재환에게 형이라고 부르라고 친근하게 다가가고, 유재환의 성격과 취향을 꼬치꼬치 물으며 접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물론 특유의 날카로운 지적을 부드럽게 풀어가며 유재환이 당황하게 만드는 과정은 웃음이 터졌다.
정형돈은 어떤 출연자와 함께 있어도 친근한 조합을 만드는 힘이 있다. 그가 유독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가수들과 호흡이 좋아 매번 화제가 되는 것은 투덜거리면서도 친근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재주가 있기 때문. 빅뱅 지드래곤과 설레면서도 극과 극의 조합으로 재미를 만들었고, 올해는 혁오 밴드의 과묵한 성격에 답답해 하면서 오히려 자신이 더 작아지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웃게 했다. 예능적으로 웃기기 위해 겸손한 것보다는 거만한 것을 택하나, 결국엔 늘 당하는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정형돈. 그래서 그와 함께 하는 상대방의 매력이 부각되거나 예능적인 재미가 배가 되고 있다. 어느 순간 상대방을 받쳐주면서 즐거움을 만들어가는 능력을 발휘하는 까닭에 누구와 있어도 흥미로운 조합을 완성하고 있다.
이번 유재환과의 ‘돈 워리 뮤직’도 첫 방송부터 친근하게 재미를 형성했다. 정형돈은 지난 12일 불안 장애를 호소하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무한도전’을 비롯해 당분간 촬영에 불참한다. 특히 새 예능프로그램인 ‘돈 워리 뮤직’은 준비돼 있는 6회 이후 방송은 불투명한 상태. 건강 회복을 위해 치료와 휴식을 택한 정형돈에 대한 응원의 목소리가 가득한 가운데, ‘돈 워리 뮤직’ 첫 방송은 예능인 정형돈의 진가를 다시 한 번 확인한 방송이었다. / jmpyo@osen.co.kr
[사진] ‘돈 워리 뮤직’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