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리 장모 최위득 여사가 점보라면에 도전했다. 세숫대야만 한 그릇에 가득 담겨 나오는 4인분의 라면을 20분 안에 전부 먹는 데 성공하면 음식 값을 내지 않아도 되는 어마어마한 미션. 과연 제리 장모가 사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점보라면에 도전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지난 12일 오후 방송된 SBS '자기야-백년손님‘(연출 민의식 김영식)에서 이만기는 장모와 함께 오디오 쇼핑을 위해 포항에서 대구까지 진출했다. 종합상가를 찾아 만족스러운 쇼핑을 끝낸 후, 오디오를 사 준 사위를 위해 최위득 여사는 저녁은 자신이 사겠다며 앞장섰다. 이런 그가 도착한 곳은 바로 라면 전문점이었다. 대구로 출발하기 전, 점심에도 라면을 먹었던 탓에 이만기는 메뉴가 영 탐탁치 못해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사위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최 여사가 굳이 라면 가게를 선택한 건 그곳이 바로 점보라면을 파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장모는 “이 라면은 한번 먹어봐야한다”며 점보라면을 주문했고, 가게의 사장님마저 양이 많은데 괜찮으시겠냐며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는 “오늘 배가 많이 고프다”며 호기롭게 말했고, 사장님은 최위득 여사의 나이를 고려해 원래는 혼자 해내야 하는 미션에 사위가 함께 거들어도 되는 걸로 어드밴티지를 적용시켰다. 이에 이만기는 “나는 못 도와준다”라고 단호하게 말했고, 이와 상관없이 장모는 “그렇든 저렇든 나는 처음이니까 한 번 먹어보자”며 라면을 주문했다. 이내 어마어마한 자태의 라면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이만기는 “어머니 몸통보다 더 크다”며 무모해 보이는 도전을 하는 장모를 향해 잔소리의 시동을 걸었다.
타이머와 함께 최여사의 도전은 시작됐다. 좀처럼 스피드를 내지 못하는 장모의 모습에 이만기는 씹을 시간도 없이 들고 마셔야 한다며 타박을 했고, 실패하면 음식 값을 내면 된다는 장모의 말에 그는 “그럼 이걸 뭐 하러 시켰느냐”며 연신 투덜댔다. 모두의 예상처럼 최위득 여사에게 점보라면 도전은 무리인 듯 보였다. 장모 앞에서 타이머를 들고 잔소리를 이어나가던 이만기는 결국 젓가락을 들었다. 못이기는 척 라면을 먹기 시작한 그는 단 세 젓가락 만에 라면을 리필하는 놀라운 속도로 사장님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의 폭발적인 속도만큼이나 면발은 빠른 속도로 불어갔고, 최여사는 중도포기를 선언했다. 뒤늦게 승부욕이 폭발해 연신 젓가락질을 하던 이만기 역시 “어머니가 하라니까 하긴 하는데 이거 다 못 먹는다”라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이에 장모는 “이게 다 먹는 게 문제가 아니고 이서방하고 젊은 사람들이 오는 이런 곳에 와서 먹어보는 게 좋아서 그런다”고 말했다. 결국 최여사는 사랑하는 사위와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는 자체에 의미를 두고 이 무모한 도전을 시도한 것이었다. 비록 도전은 실패로 끝났지만 최여사에겐 이렇게 사위와 함께한 또 하나의 추억이 쌓였다.
‘톰과 제리’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두 사람은 늘 티격태격하고 서로에게 골탕 먹이기를 즐긴다. 연신 투닥거리는 이들의 모습이 밉지 않은 건 마치 어머니와 아들처럼 진짜 가족으로 보이는 정감어린 모습 때문일 것이다. 그 어렵다는 장서지간의 벽을 허물고 소중한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는 두 사람. 서로에게 있어 그 순간들이 얼마나 귀중한지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시간이었다.
한편 '자기야-백년손님'은 고부갈등 보다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장서(사위와 장모)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이들이 함께 지내며 변화하는 모습을 그리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 15분 방송. / nim0821@osen.co.kr
[사진] ‘자기야-백년손님’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