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은 명실공히 '국민 예능'이다. 2006년 5월부터 시작해 무려 10년 넘게 토요일 오후 안방의 웃음을 책임지는 것은 물론 공익적인 메시지, 다양한 프로젝트 등으로 사회를 움직이는 예능 프로그램이 됐다.
덕분에 '무도빠'라는 탄탄한 팬덤이 구축됐다. 이들은 '무한도전'과 멤버들에게 무한 응원을 보내며 든든한 지원군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런 이들에게 가장 민감한 건 멤버들의 부침이다. '1인자' 유재석은 굳건하다손치더라도 다른 멤버들의 이탈과 교체, 새 멤버 추가 영입 등에 온 신경을 쏟는다.
지난해는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멤버 길과 노홍철이 연이어 음주운전으로 하차했기 때문. 그동안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하하, 노홍철, 길 등 일곱 멤버의 북적거리는 '케미'와 상황극이 큰 웃음을 유발했지만 어느새 남은 멤버는 5인이 됐다.
그래서 제작진은 '무한도전' 10주년을 맞아 새 멤버로 광희를 영입했다. 시청자들과 멤버들의 투표로 쟁쟁한 후보자들을 제치고 광희가 영입된 것. '그 녀석들'의 부재는 여전히 2% 아쉬웠지만 최선을 다하는 광희 덕에 6인 체제는 안정을 찾아갔다.
하지만 올해가 끝나기 전 변수가 생겼다. 핵심 멤버로 손꼽히는 정형돈이 12일 건강상의 이유로 돌연 활동 중단을 선언했고 '무한도전'에서도 당분간 빠지게 됐다. 완전한 하차가 아닌 임시 활동 중단이지만 팬들에게는 유재석의 부재 못지않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런 가운데 공교롭게도 길의 복귀 소식이 들렸다. 비록 예능인 길성준이 아닌 솔로 힙합 뮤지션 길의 신곡 발표 소식이었지만 뉴스 섹션에 나란히 걸린 둘을 보며 '무한도전' 팬들은 2배로 아쉬워했다. 한솥밥을 먹던 '뚱스'의 엇갈린 행보에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이보다 먼저 노홍철은 지난 추석 연휴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편성된 MBC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으로 조심스럽게 복귀를 꾀했다. 1년간 자숙을 마치고 안방 문을 두드렸고 시청자들은 그의 컴백을 반겼다. 비록 정규 편성은 불발됐지만 노홍철을 안방에서 볼 기회는 여러 각도로 열려 있다.
이렇게 되니 '무한도전' 내 노홍철의 복귀를 바라는 시청자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아무래도 멤버들 사이 비중을 많이 차지하고 있던 정형돈의 빈자리를 노홍철이 메워줬으면 하는 의견들이다. 아직 성급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다양한 대안 속 노홍철이 하나인 건 분명하다.
'무한도전'은 그동안 여러 위기를 현명하게 대처하며 탄탄하게 자리매김해 왔다. 이번 정형돈의 부재를 어떤 카드로 대체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정형돈은 잠시 이별을 고했고 노홍철은 안방에 인사했고 길은 가수로 돌아온다. 세 사람의 엇갈린 타이밍이 어딘가 아쉽다.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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