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사랑한다던 터키출신 방송인 에네스 카야가 돌아왔다. 우리나라 사람 못지않게 보수적인 가치관과 빼어난 입담으로 연예인 급 높은 인기를 누렸던 그가 ‘총각 행세’를 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진정성에 금이 갔었는데 대중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에네스 카야의 방송 복귀에 대해 네티즌들이 ‘난 TV에서 안 봤으면’ ‘받아드릴 준비가 안됐네요. 터키로 돌아가셔야 할 듯’라고 남긴 댓글만 봐도 밝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아직까지 여론은 부정적이다. 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인기인에게 대중은 좀 더 엄중하고 날카로운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데, 에네스 카야도 이를 피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당시 에네스와 교제했다고 털어놓았던 여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에네스 카야가 기혼임에도 미혼이라고 속여 자신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했다며 도덕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었다.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그의 입담과 성격에 빠져있던 시청자들은 실망한 마음에 차갑게 돌아섰다. 흔히들 평소에는 누군가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관대하다가도, 정작 문제가 터지면 엄격한 도덕적 잣대로 옳고 그름을 주장하는 대중의 심리도 일부 작용한 것이다.
그러나 에네스는 당시 “나는 연예인이 아니다. 방송에 나가는 일반인이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욕을 먹으니까 가만히 있겠다는 것”이라며 “지금 장인, 장모는 물론 가족들 얼굴도 못 보겠다. 난 총각행세를 한 적 없다. 그 사람들이 뭘 바라고 뭘 원해서 이러는지 모르겠다. 모두 결혼 전에 나눴던 메시지”라고 강조하며 강력한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에네스 카야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에 들어와 온갖 노력을 기울여 배우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애써왔는데 하루아침에 ‘불륜남’이란 꼬리표가 붙어 억울할 수 있다. 사람에게는 투입하던 것을 지속하려는 성향이 있는데 에네스도 다시 방송 활동을 시작해 인기를 탈환하고 싶은 보상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예상된다.
에네스 카야는 최근 배우 이태임이 소속된 매니지먼트 해냄과 전속계약 체결을 체결했다. 소속사 측 관계자는 13일 “(에네스와)대화를 해보면 한국을 모국처럼 사랑하고 한국에서 뿌리 내리고 싶어 한다. 한국에서 가족과 함께 계속 머물 예정”이라며 “그렇기에 물론 아직까지 여론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한국에서의 방송 활동도 결심했다. 자숙을 거치면서 다시 활동을 하고 싶어 했고 본인이 좋아하는 일이고 자신을 사랑해줬던 한국 분들에게 사랑받기 위해 큰 용기를 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1년여의 시간이 지나면서 에네스 카야가 빨리 활동하고 싶어 하는 의지가 있었고 밝혀야 할 게 있으면 밝힐 것이다. 이제는 숨을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에네스 카야가 구체적으로 활동 계획을 세운 단계는 아니다. 다만 다방면에서 활동할 생각을 하고 있다. 고국으로 돌아갈 수도 있었지만 한국에 대한 애정을 놓을 수 없었던 것이다. 앞서 지난 3월 자신의 SNS에 “최고의 날씨, 행복한 하루, 어찌됐던 사랑해 한국”이라고 남겼었다.
‘보수적 외국인’의 상징성이 컸던 에네스 카야가 다시 우리나라 사람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을지 지켜볼 만 하다./ purpli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