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디의 눈물, 진짜 서바이벌은 지금부터['언프리티2' 종영①]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5.11.14 06: 57

결국 트루디였다. 1회 방송, 아니 그 이전 대중과 첫 번째 접점이 됐던 지난 9월 1일 Mnet '언프리티 랩스타2' 온라인 생중계 미션 당시 트루디 vs 안수민의 대결을 앞둔 인터뷰에서 "1등을 놓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시선을 집중시켰던 여성 래퍼, 트루디(Truedy).
특히 트루디는 이날 무대에서 국내 원톱 여성래퍼로 손꼽히는 윤미래를 연상케 하는 공연을 펼쳐 단박에 모두의 주목을 받았다. 랩스타일 뿐 아니라 콘로우 헤어스타일을 비롯한 외모 역시 윤미래를 떠올리게끔 했다. 이름 한 번 제대로 들어보지 못했던 아직 앳된 외모의 93년생 실력파 래퍼의 등장에는 가요계도 대중도 크게 술렁였다.
◇ 뜨거운 환호, 싸늘하게 바뀌다

아니나 다를까 트루디는 9월 11일 '언프리티 랩스타2' 첫 회 방송에서 싸이퍼 미션 1위를 꿰찼다. 인기 걸그룹으로 충분한 인지도를 지니고 있던 원더걸스 유빈, 씨스타 효린에게로 쏠렸던 시선을 단박에 바꾸게 만들었던 순간이기도 했다.
시즌1 우승과 준우승을 나눴던 치타와 제시와 함께 하는 게릴라 공연 미션에서도 트루디의 존재감은 남달랐다. 제시는 "윤미래가 나온줄 알았다"며 "트루디밖에 안 보인다. 치타보다 잘 한다"고 연신 감탄과 칭찬을 쏟아냈다.
다만, 트루디를 향한 여론은 조금씩 싸늘하게 바뀌었다. 감정이 격해진 영구탈락 미션에서 상대방인 안수민에게 "쉬어 가려고 택했다"며 "고깃집 알바나 하라"는 투의 발언이 대중의 심기를 건드린 것. 이후 트루디의 인성을 꼬집는 반응이나, 트루디의 랩 스타일을 놓고 '윤미래 짝퉁'이라는 힐난이 온라인을 뒤덮었다.
래퍼 서바이벌 장르 특성상 기싸움이나 디스는 있을 수 있다. 더욱이 '언프리티 랩스타'는 모체가 된 '쇼미더머니'와 비교했을 때, 오히려 랩 실력보다도 캣파이트가 안기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던 프로가 아닌가. 어쩌면 국내 방송으로는 유일하게 '악녀'까지도 포용할 수 있는 프로로 비춰지기도 했다.
◇ 트루디의 눈물, 서바이벌은 이제부터
트루디를 겨눈 좋지 않은 여론은 쉬이 사그라지진 않았다. 트루디가 가사를 저는 실수로 눈물을 흘리거나, 길미와의 일대일 배틀에서 '윤미래 짭퉁'이라는 돌직구 랩을 듣고 눈물을 쏟아도 그랬다. 한 번 돌아선 대중은 그리 쉽사리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여론이 나빠도 변하지 않는 사실은 딱 하나. 어쨌든 트루디가 랩을 잘 한다는 사실이었다. 트루디는 이어진 각종 미션에서 상대를 제압하며 트랙들을 휩쓸었다. 방송에서 인간적인 모습을 수시로 내비쳤지만, 일부 사람들은 여전히 '윤미래'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트루디를 밀어냈다. 트루디는 꿋꿋하게 랩을 했다.
그리고 마침내 트루디는 '언프리티 랩스타2' 우승이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누군가에게는 무명의 힘든 생활 끝, 스타로서의 탄탄대로가 됐을 법한 이 우승 트로피도 트루디에게는 예외였다.
트루디는 이제 또 다른 서바이벌을 시작해야 한다. 대중을 향한, 그리고 '윤미래'의 그림자를 완벽하게 탈피하기 위한 예정된 회차도 없고, 기약도 없는 그런 막연한 게임이다. '제2의 윤미래'를 벗어 던지고 '제1의 트루디'로 대중에게 당당하게 인정받기 위한 극한의 서바이벌로 트루디는 이제 막 한 걸음 내디뎠다. / gato@osen.co.kr
[사진] Mne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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