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을 3년 연속 통합 챔피언으로 만든 압박수비는 건재했다.
춘천 우리은행 한새는 13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개최된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1라운드에서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를 68-59로 물리쳤다. 3승 1패의 우리은행은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2승 2패의 신한은행은 삼성생명, KDB생명, KEB하나은행과 함께 공동 2위가 됐다.
신한은행은 김규희, 윤미지, 김단비, 신정자, 게이틀링으로 장신라인업을 구성했다. 높이로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겠다는 계산이었다. 반면 우리은행은 이은혜, 박혜진, 박언주, 양지희, 스트릭렌으로 선발명단을 짰다. 높이보다 스피드로 승부한다는 전략이었다. 양 팀의 전술이 상반됐다.
정인교 신한은행 감독은 “우리은행이 작년보다는 떨어진다. 아무래도 스트릭렌보다 샤데가 낫다. 오늘 게이틀링이 가운데서 잘해야 한다. 우리은행의 가운데를 공략하겠다. 김단비가 스트릭렌을 막는다. 우리은행이 사샤 굿렛을 넣는다면 우리가 승리한 것”이라며 게이틀링의 높이를 활용한 득점을 예고했다.
이어 정인교 감독은 “하은주와 커리를 넣는다면 커리를 국내선수가 막아야 하는 미스매치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게이틀링은 1쿼터 6득점을 올리며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그러자 스트릭렌이 빠른 돌파를 이용해 맞섰다. 신한은행은 골밑에 공을 투입한 뒤 나오는 공을 3점슛으로 연결했다. 신한은행이 12-8로 기선을 잡았다. 결국 위성우 감독2쿼터 사샤 굿렛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정인교 감독의 의중이 맞아 떨어졌다. 신정자까지 적극적으로 득점에 가세한 신한은행은 2쿼터 중반 26-15로 달아났다.
가만히 앉아서 당할 위성우 감독이 아니었다. 우리은행은 3쿼터 기습적인 하프코트 함정수비로 승부를 걸었다. 한 명의 수비수가 드리블러를 강하게 압박해 한 쪽으로 몬다. 이 때 또 다른 선수가 도움수비를 와서 하프라인과 엔드라인에 만든 함정에 상대를 가둔다. 알면서도 당하는 필승전략이다. 당황한 신한은행은 실책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28-37로 뒤지며 후반전을 시작한 우리은행은 단 7분 만에 59-39로 승부를 뒤집었다. 우리은행의 강력한 필살수비로 무려 5회 연속 공격권을 찾아왔다.
우리은행의 질식수비에 당황한 신한은행은 실책을 연발했다. 우리은행의 스피드가 신한은행의 높이를 무력화시키는 장면이었다. 스트릭렌이 윤미지를 찍은 플레이가 파울이 아닌 블록슛으로 연결됐다면 우리은행은 무려 6회 연속 수비에 성공할 수 있었다.
우리은행은 3쿼터에만 무려 27-8로 앞서 경기를 뒤집었다. 신한은행에게 6개의 실책을 얻어 6개의 속공으로 연결했다. 스트릭렌은 3쿼터에만 10득점을 쏟아내며 대폭발했다. 신한은행의 3쿼터 점수보다 스트릭렌의 점수가 많았다. 운명을 가른 3쿼터였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고 했다. 한 번 발동이 걸린 우리은행은 챔피언 DNA가 발동했다. 승부처에서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한 우리은행은 4쿼터 신한은행의 추격을 따돌렸다. 위성우 감독의 승부사 기질과 우리은행의 집중력이 다시 한 번 효과를 발휘한 승부였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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