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중 투덜투덜 불만을 말하기도 하지만 그 모습이 밉기 보단 유쾌하고, 오히려 귀엽다. 자칫하면 비호감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모습도 자신만의 캐릭터로 소화해내는 것이 바로 백종원만의 매력이다.
지난 13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3대 천왕'에서는 전국의 3대 국밥 맛집의 요리쇼가 펼쳐졌다. 이날도 역시 백종원은 전국을 순회하며 맛집을 발굴하며 친근하면서도 예능감 넘치는 입담을 뽐냈다.
어김없이 전문가의 포스가 느껴지는 설명과 함께 맛깔나는 먹방을 선보이던 백종원은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며 “고기 양이 엄청나게 많다. 평소에는 이렇게 안 나올 거다. 오늘 카메라를 들고 와서 많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맛집 주인이 “원래 그렇게 나간다. 곱빼기 안 시켜도 양이 많다”고 말했지만, 끝까지 의심을 거두지 않으며 맡은 바 의무를 다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서는 밀양으로 향했다. 그는 “작가가 늦잠을 자는 바람에 기차를 늦게 탔다. 아침이 아니라 브런치를 먹게 됐다”며 투덜거림으로 시작했다. 또한 식당에서도 한창 부산 국밥과 밀양 국밥의 차이점을 설명하던 중, 주변에서 메신저 소음이 끊이지 않고 들리자 “그것 좀 꺼주세요”라며 웃으면서 성질내는(?) 모습을 보여 스튜디오에서 이를 지켜보던 이들을 폭소케 했다.
마지막으로 향한 전주 맛집에서 백종원은 “해장국을 먹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전날 음주를 했다”는 귀여운 핑계로 얼굴이 퉁퉁 부은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제작진의 동의 없이 모주를 시킨 뒤 “모주는 도수가 1~2도 밖에 안 된다. 술이 아니라 음료수에 가깝다”라고 구구절절 해명하며 사슴 같은 눈빛을 보냈다. 결국 제작진의 K.O로 모주를 얻어내는데 성공했지만, 그의 적수는 따로 있었다.
그를 알아보지 못한 맛집의 주인이 콩나물 국밥을 먹는 방법에 대해 상세히 알려준 것. 뿐만 아니라 직접 수란 먹는 시범을 보이며 “알고 드시면 더 맛있을 수 있다”는 말을 덧붙여 백종원을 떨떠름하게 만들었다. 결국 백종원은 “캐릭터가 겹친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안 먹는데”라며 투덜거렸다. 그럼에도 곧 맛있게 국밥을 흡입하며 ‘먹방’의 정석을 보여줘 감탄을 자아냈다.
이처럼 백종원은 투덜거림도 본인 캐릭터의 매력 중 하나로 소화해내며 ‘3대천왕’의 재미를 한층 높이고 있다.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단순한 ‘먹방’과 음식에 대한 설명 중간 중간 예능적인 재미를 주고 있는 것. 앞으로도 그의 투덜거림이라는 양념이 더해져 더욱 맛깔 나는 재미를 선사할 방송을 기대해본다.
'백종원의 3대 천왕'은 대한민국 방방곡곡에 숨어 있는 각 분야의 맛집 고수들이 요리 대결을 펼치는'쿡방' 프로그램으로,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25분에 방송된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백종원의 3대 천왕'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