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예능프로그램 '능력자들'이 보여준 깊고 심오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덕후’들만의 세계가 시선을 끌었다.
지난 13일 방송된 '능력자들' 첫 회에서는 11년간 편의점 관련한 블로그를 운영해온 ‘편의점 덕후’ 채다인, 버스가 자신의 추억이자 현재, 미래인 ‘버스 덕후’ 이종원, 생명의 놀라움을 접한 후 ‘열대어 덕후’가 된 그룹 블락비의 태일이 출연했다.
편의점을 차려도 좋을 만큼 편의점에서 많은 돈을 써온 덕에 80만점 넘는 편의점 포인트를 보유한 속칭 ‘편의점 만수르’ 기타리스트 김도균은 ‘편의점 덕후’ 채다인과의 만남을 통해, 그동안 이런 이야기를 함께할 친구가 없어 외로웠는데 그 외로움이 덜어지는 느낌이라며 방송 틈틈이 최근 어떤 신제품을 먹어 보았는지, 맛은 어땠는지 안부와 감상을 나누는 모습을 보여줬다.
총 41표를 얻어 ‘덕질 장려금’을 획득하게 된 ‘버스 덕후’ 이종원이 보여준 세계는 좀 더 심오했다. 초등학교 2학년때 부터 버스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 버스를 타며 첫사랑을 만났고 버스를 통해 삶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고 있으며 사라져가는 버스를 기록하고, 나아가 버스박물관 건립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는 스무살의 사진학도 청년이 이끈 버스 덕후들의 세계는 그야말로 총 천연색이었다.
그는 러시아로 수출되고 있는 한국의 구형 버스들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교류하기 위해 러시아어를 배워 현지 카페 친구들과 교류하는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엔진소리만으로도 버스 차종을 맞춰낼 정도의 박학한 지식을 갖고 있는 그는 버스에게 “너 덕분에 보람 찬 삶을 살 수 있었다. 평생 함께 하자. 고맙다”라며 진심 어린 영상편지를 전했고, 게스트로 출연한 정용화는 그 진정성에 "나 역시 눈물이 날 것 같다"고 감동을 전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화려한 아이돌의 모습을 벗고 순수한 ‘열대어 덕후’로 자처한 블락비 태일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상가 한 편에 세를 얻어 방 안 가득 열대어들을 키우며 슬플 때나 즐거울 때나 그곳을 찾아 ‘베이비들’에게 애정을 쏟는 그의 모습에서 흔하지 않은 취미를 가진 더더욱 특별한 아이돌임을 읽어낸 시청자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능력자들' 첫회에서는 지하 100층에서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살았던 ‘덕후’들이 지식을 읊고 ‘덕력’을 보여주고 때로는 다른 전문가와 겨루며 다양한 매력을 보여줬다. ‘덕후’들이 보여준, 그들만이 갖고 있는 가슴 뭉클한 진정성이 우리를 ‘불금’의 새로운 세계로 이끄는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jykwon@osen.co.kr
[사진]'능력자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