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나이·국경도 초월한 사랑..아프지만 따뜻한 멜로 [종합]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5.11.15 01: 15

‘비밀’이 오해와 편견으로 얼룩진 매매혼이 빚어낸 안타까운 현실을 드라마로 풀어내며 사실감 넘치는 배우들의 호연과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치밀한 반전스토리로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감동과 진한 여운을 선사했다.
14일 오후 방송된 KBS 2TV 드라마스페셜 2015 시즌3의 네 번째 작품‘ 비밀’(연출 전우성, 극본 차연주)에서는 한 남자의 죽음과 용의자로 체포된 베트남에서 온 신부 사이에 숨겨진 사연이 하나씩 밝혀지는 내용이 그려졌다.
술과 가정폭력을 일삼던 남편 철주(김태한 분)는 어느 날 죽음을 맞이한다. 이에 평소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베트남 신부 띠엔(서은아 분)은 용의자로 몰리게 되고, 남편의 죽음 후 공항에서 아이와 출국하려다 경찰서로 잡혀오게 된다.

소문과 달리 철주는 띠엔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고, 그를 향한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무뚝뚝한 남자였다. 한편 띠엔은 철주와 한 위장결혼 때문에 인력개발소의 남자로부터 협박을 받고 있었다. 남자는 띠엔에게 3개월 안에 여권과 외국인등록증을 찾아 나오지 않으면 위장결혼인 것을 모두 밝히고 불법체류자가 되어 빚도 하나도 못 갚고 강제 추방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하지만 띠엔 역시 철주를 향한 마음은 진심이었다. 계속되는 협박에 그는 철주와 함께 살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띠엔이 남자에게 빚 독촉을 받고 있단 사실을 알게 된 철주는 인력개발소를 찾아갔다.
이곳에서 철주는 띠엔이 위장결혼을 했단 사실을 알게 됐지만 이를 알게 된 후에도 띠엔과 함께 살았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 아이를 낳고 5년이란 세월이 지나는 동안 철주는 띠엔의 국적을 한국으로 귀화시켜 주지 않았고, 여전히 여권과 외국인 등록증을 내놓지 않고 있었다. 그럼에도 띠엔은 남편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철주를 빨리 그만두게 하기 위해 안정적인 직업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한 그는 노력 끝에 한국어 교사가 됐다.
이런 띠엔이 철주로부터 의심을 받기 시작했다. 과거 철주와 같은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 기술시공 대리가 된 재민(허지원 분)은 띠엔이 한국어가 서툰 시절부터 그에게 도움을 줬고,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그러던 어느 날, 철주는 두 사람이 함께 호텔에 들어간 모습을 봤다는 건설 현장 동료의 얘기를 듣게 됐고, 그는 띠엔이 일하는 곳으로 찾아가 따귀를 때리며 분노했다. 하지만 이는 재민이 자신과 결혼할 베트남 신부와의 통역을 위해 띠엔을 호텔로 부른 것이었고, 결국 오해는 모두 풀렸다.
어느 날 철주는 파견을 간다며 짐을 싸 집을 나섰다. 철주가 집을 비운 사이 남자들이 찾아와 띠엔에게 빚을 독촉했다. 띠엔은 철주가 그의 외국인 등록증으로 카드를 발급받고, 대출을 받아 큰 빚을 지게 된 사실을 알게 됐다. 게다가 철주는 이미 건설 현장을 그만 둔지 오래였다. 이 모든 걸 띠엔이 알게 된 가운데 철주는 집으로 돌아왔다. 그동안의 일을 추궁하는 띠엔에게 철주는 목숨을 걸고 모든 걸 찾아오겠다고 다시 집을 나갔고, 함께 베트남에 가자고 얘기했다.
하지만 이것이 띠엔이 본 철주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철주가 빚을 지게 된 건 모두 재민의 꼬임에 넘어가서였다. 재민은 자격증 없이 건설현장에서 두 배로 돈을 벌고 철주가 작업반장까지 할 수 있다며 투자 계약서를 작성하게 만들었고, 철주는 자신과 띠엔의 신분증과 통장을 넘겨줬다. 믿었던 재민에게 배신당한 철주는 그를 찾아갔다. 돈은 돌려받았지만 그 속엔 띠엔의 외국인 등록증이 보이지 않았고, 이를 돌려달라고 말하는 철주에게 재민은 “진짜 좋아하기라도 하는 거냐”며 “아저씨 주제를 알라”고 말했다. 이런 그는 철주와 마찬가지로 베트남 신부와 결혼했지만 띠엔과 달리 3개월 만에 신부가 모든 걸 챙겨 도망간 일이 있었다. 이에 철주는 띠엔은 다르다며 그와 함께 베트남으로 떠나기로 했다고 얘기했다. 공항으로 가기 위해 뒤돌아서는 철주에게 재민은 달려들어 그를 뒤에서 찔렀고, 마지막 순간까지도 철주는 띠엔의 등록증을 손에 쥐고 숨을 거두고 말았다.
모든 사실이 밝혀지고, 띠엔은 철주의 유품을 건네받았다. 그 안에는 띠엔이 그에게 건넸던 파스가 철주가 띠엔에게 선물했던 스카프 안에 고이 싸여 있었고, 띠엔의 이름을 정성스레 연습한 철주의 연습장 등이 남아있었다. 비록 다정한 표현은 할 줄 몰랐지만 누구보다 띠엔을 사랑했던 철주의 흔적에 띠엔은 가슴 아픈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매매혼이라는 말로 맺어진 관계 속에서도 사랑은 피어났고, 이는 보는 이들에게 새로운 구원과 희망을 전했다. / nim0821@osen.co.kr
[사진] ‘비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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