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안방극장의 여심은 그의 매력에 쏠려 있다. 낯선 얼굴이지만 의외로 '간지'나는 배우 류정환의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올 초 영화 '소셜포비아'로 연예계에 입성해 아직 데뷔한 지 1년도 안 된 핫한 신인으로, TV 드라마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제 막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오디션을 통해 주연으로 캐스팅 되면서 얼굴을 알리고 있는 중이다. 제작진이 톱스타보다 신선하고 개성있는 이미지를 가진 배우 위주로 캐스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독특한 마스크를 가진 류준열은 '응팔'에서 쌍문고 2학년 정환을 연기한다. 그는 김성균-라미란의 무뚝뚝한 둘째 아들이다. 축구에 빠져 다른 것에 관심이 없는 듯하지만 공부도 잘하는 착실한 학생으로 반전 매력을 지녔다. 선우(고경표 분)와 함께 '쌍문고 모범생'으로 통한다. 특히 이들은 왁자지껄한 덕선(혜리 분)-동룡(이동휘 분)과 대비돼 웃음을 안긴다.
지난 14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이하 응팔) 4회에서 덕선을 바라보는 정환의 매력이 극대화됐다. 앞에선 무뚝뚝하지만 뒤에서 챙겨주는 따뜻한 면모가 드러난 것이다. 덕선에게 뿐만 아니라 아버지 성균과도 소통하기 위해 개그도 서슴지 않았다.
정환이 어린시절부터 소꿉친구로서 한 골목에서 자란 덕선을 차츰 여자로 느끼기 시작하면서 숨겨져왔던 매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원래는 서로 "특공대"와 "개정팔"로 부르며 친형제처럼 으르렁댔지만 경주 수학여행 이후 눈빛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 앞서 정환은 경주에서 학생주임을 따돌리기 위해 덕선과 함께 건물 틈에 숨었고, 이상야릇한 감정을 느끼며 그녀를 친구 아닌 여자로 느꼈다.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의 소년의 심장이 뜨거워진 것이다.
이날 덕선에게 여전히 "거짓말 하고 앉아 있네" "빙신아" "아우 자랑이다" "18년 만에 처음 공부하는데 되겠냐"라고 퉁명스럽고 차갑게 말했지만, 만원버스 안에서 덕선이 넘어지기라도 할까 달려가 지켜주는 모습에서, 표현은 서툴러도 조용히 챙겨주는 따뜻한 남자의 속내를 보였다. 하지만 덕선은 선우를 좋아하고 있다. 우정을 기반한 세 사람의 첫사랑이 어떻게 될지 매우 궁금하다.
화면 속 정환은 도도하고 까다롭다. 늘 단답형 대답으로 일관하고 잘 웃지도 않지만 '쌍문동 4인방'과 함께 할 때 만큼은 반달 눈을 하며 환하게 웃는다. 따뜻하면서 차가움을 동시에 지닌 정환과 류준열이 겹쳐보인다. 이제 막 발을 뗀 그가 보여줄 연기에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purplish@osen.co.kr
[사진]'응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