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차분하고 로맨틱한 모습으로 여심을 사로잡았지만, 19금 개그를 통해 종잡을 수 없는 '똘끼'에 가까운 반전 매력을 보여줬다.
권율은 영화 '명량',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2'에 출연하면서부터 얼굴이 알려졌지만 이전에도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 열정을 드러내왔다. 감성을 건드리는 섬세한 연기력을 가졌지만 훈훈한 외모로 더 높은 관심을 받았던 게 사실이다. 큰 키에 조막만한 얼굴, 뚜렷한 이목구비가 눈길을 끈다. 그래서인지 여러 여배우들 및 개그우먼들이 그를 이상형으로 밝혀 이목을 끌기도 했다.
권율은 지난 14일 방송된 tvN 예능 'SNL코리아6'(이하 SNL)에 출연해 처음으로 19금 코미디에 도전했다. 먼저 코너 '식샤 좀 합시다'에서 회장 아들이자 사무관 역을 맡아 훈남의 매력을 발산했다. 첫 출근한 그는 솔로 여사원들의 관심 세례를 받았다. 정연주는 가장 먼저 서류를 들고 가다 그의 앞에서 일부러 떨어뜨려 관심을 유발했다. 이어 정이랑도 그에게 다가가 "제가 너무 덤벙댄다"며 손을 만졌다.
안영미도 물티슈를 가지고 그에게 접근했고, 입술에 우유거품을 묻혀 관심을 끌었다. 안영미의 입술을 닦아주는 모습에 시샘을 느낀 강유미는 얼굴 전체에 거품을 묻혀 "무슨 면도하러 왔냐. 산타냐"는 주변의 구박을 받았다. 여사원들은 퇴근시간까지 권율의 눈에 들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말로 환심을 샀다. 그러나 정작 권율의 애인이 한재석으로 밝혀져 허탈감을 안겼다.
이어 코너 '권율의 열정시대'에서는 맡은 배역을 위해 한 달 전부터 그 캐릭터로 살아가는 모습을 담았다. '명량'을 위해 조선시대 선비로, '내 깡패 같은 애인'을 위해 깡패로, '비스티 보이즈'를 위해 술집 호스트로 변신할 정도로 열정이 넘쳤다. 또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의 공무원 역을 위해 노량진에서 고시공부를 하기도 했다. 권율은 그러다 영화 '마션'에 캐스팅 돼 달로 떠나는 장면으로 마무리해 웃음을 더했다.
또 코너 '검은 사제들'에서는 퇴마사로 변신했다.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자유자재로 연기했다. 그는 신동엽과 함께 음란마귀가 씌인 안영미를 치료하기 위해 집을 찾았다가, 자신의 몸으로 마귀가 들어왔다. 그러자 혀를 낼름거렸고 이상야릇한 표정을 지으며 주변을 놀라게 했다. 과감히 외모를 내려놓고 용기 있게 충격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권율이 갑자기 코미디 프로그램을, 그것도 19금 야한 코미디 연기를 해야하는 'SNL'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다소 의아했던 건 사실이다. 물론 최근 배우들이 각종 예능에 나와서 대중과 거리를 좁히고 있지만 얌전하게만 보이던 그가 과연 생방송 코미디를 잘 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던 생방송 콩트를 하면서, 조용하고 나긋나긋한 말투와는 달리 허당기 가득하고 개구진 모습이 보였다.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 게 반가웠다. 앞으로도 권율을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주 볼 수 있길 기대해 본다./ purplish@osen.co.kr
[사진] tvN 'SNL 코리아6'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