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산책]'무한도전' 장수 비결? 의리 빼면 뭐가 남지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5.11.15 08: 21

과거 '무모한 도전'부터 지금 '무한도전'까지, 햇수로는 벌써 10년을 넘었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원조가 수많은 후발 주자들이 명멸하는 가운데 나홀로 장수하는 중이다. 멤버 물갈이나 체제 변화를 위한 시즌 개편 없이 그냥 '무한도전' 그대로 10년을 이어갔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리고 김태호 PD를 축으로 한 제작진과 유재석 등을 중심으로 한 출연진의 뼈대도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예능이 한국 방송사에 또 있었을까.
14일 '무한도전'은 방송 전에 뼈대 중심 가운데 하나인 멤버 정형돈의 활동 중단 소식을 알렸다. 그동안 불안증세로 고생해온 정형돈은 이번 주 악화된 건강 때문에 당분간 방송 출연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유재석은 "시작하자마자 시청자 여러분께 안타까운 소식이 있다. 형돈이가 너무 힘들어서 당분간 방송이 계속 힘들 것 같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며 "당분간 저희와 함께 '무한도전'을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2인자' 박명수가 "빨리 완쾌해 큰 웃음 만들도록 돕겠다"며 아쉬운 마음을 담았고 나머지 멤버들도 "형돈이가 빨리 완쾌되기를 바란다"고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10년이면 강산이 바뀐다는 긴 세월이다. 그동안 '무한도전'은 갖가지 사건사고와 스캔들, 또는 개인 사정 등으로 인해 자주 멤버가 들고나는 일들을 겪었다. 하지만 지병으로 인해 '무한도전'을 잠시나마 떠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핵심 멤버의 하나인 정형돈의 하차이기에 파장은 더 크고 아팠다.
앞서 촬영된 녹화분에서는 정형돈의 반가운 모습이 등장했다. 그는 박명수와 ‘로맨틱 서울’이라는 타이틀로 외국인 라이언과 함께 투어를 시작했다. 남자 세 명이 로맨틱과 스파르타의 경계를 넘나드는 스펙터클한 투어를 펼쳤다.
그의 빈자리는 멤버들이 다 함께 모여 영상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에 확실하게 드러났다. 그가 빠진 5명의 멤버들은 다양한 토크를 나눴지만, 정형돈 특유의 앙탈이나 투정에서 비롯되는 분량이 없어져 허전함을 자아냈다.
앞서 정형돈의 소속사 FNC 측은 "정형돈이 건강상의 이유로 당분간 방송 활동을 중단할 예정"이라며 "갑작스러운 소식을 전하게 된 점에 대해 정형돈을 아껴주신 시청자 분들과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어온 제작진, 출연자 분들께 죄송한 말씀을 드린다"며 "오래 전부터 앓아왔던 불안 장애가 최근 심각해지면서 방송을 진행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어왔고 결국 제작진과 소속사 및 방송 동료들과 상의 끝에 휴식을 결정하게 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유재석 등 '무한도전' 멤버들은 그동안 음으로 양으로 아픈 정형돈을 돕고 아꼈던 것으로 밝혀졌다. 동료의 기쁨과 아픔을 늘 한 몸으로 겪는 '무한도전'의 방송 특성이 멤버들 실생활 속 교류에서도 그대로 연결됐다는 점에서 팬들은 더 감동을 받았다.
"그래, '무한도전'에서 의리 빼면 뭐가 남는거지?" '무한도전' 팬들이 한결같은 의리로 10년 넘게 이 프로를 지지하고 사랑하는 이유도 바로 그놈의 정과 의리 때문 아닐까 싶다. 참고로 15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4일 방송된 ‘무한도전’은 전국 기준 11.6%를 기록, 동시간대 방송된 KBS 2TV ‘불후의 명곡’(9.6%), SBS ‘스포츠 야구 프리미어 12’(7.6%) 등을 제치고 1위를 나타냈다./mcgwire@osen.co.kr
[엔터테인먼트 국장]
'무한도전'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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