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마리텔’, 윤상·이말년이 알려준 핵노잼 탈출 무기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11.15 10: 18

가수 겸 작곡가 윤상과 웹툰 작가 이말년(본명 이병건)이 예상 밖 ‘꿀잼’을 선사했다. 모두 망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반전의 주인공이 됐다. 전반전 시청률 1위를 한 후 이걸 왜 보고 있느냐는 이말년의 당황스러운 질문은 이 프로그램이 어떤 주제와 출연자로 재미를 선사할지 섣불리 예상하기 힘들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지난 14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은 정보 제공 방송을 하는 김구라와 요리 방송으로 감동을 선사했던 이혜정을 제외하고 새로운 출연자로 꾸려졌다. 작곡을 내세운 윤상, 웹툰 그리는 법을 알려준 이말년, 화술을 알려준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현욱이 함께 했다. 이날 반전의 주인공은 윤상과 이말년이었다. 노래를 만드는 콘텐츠는 ‘마리텔’의 무덤이라고 불렸다. 래퍼 산이가 랩을 만들다가 재미 없다며 독설에 시달렸고, 박명수는 ‘무한도전’에서 웃음 장례식을 치를 만큼 디제잉을 시도하다 실패했다.
식욕도 자극하지만 화려한 눈요기가 되는 요리가 아닌 이상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것은 ‘마리텔’의 위험요소였다. 제작에 몰두하다 보면 네티즌과 소통을 하기 쉽지 않고, 아무리 쉽게 설명을 해주더라도 해당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없는 이상 흥미롭지 않기 때문. 김구라가 윤상이 전반전 시청률 2위를 한 후 “웬일이야? 음악 방송이?”라고 되묻고, 이말년이 주구장창 웹툰만 그렸는데 1위를 한 후 “이걸 왜 보고 있어?”라고 당황하는 것도 콘텐츠 제작 방법을 알려주는 게 재미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허나 제작진이 윤상과 이말년을 택한 웃음 안목과 자신감은 비켜나가지 않았다. 윤상의 음악 제작 방송은 걸그룹이자 목소리가 참 좋은 러블리즈 멤버들이 함께 하며 남자 네티즌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고, ‘삼촌팬 모드’로 변신한 윤상의 귀여운 매력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말년은 그림에서 느껴지듯 특유의 무심하면서도 친화력 있는 말투가 방송을 보는 흥미였다. 대충 그리는 듯 하나, 핵심을 찌르는 만화는 그림 하나 하나를 지켜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물론 이말년이 만화에 집중하느라 말수가 줄어들자 제작진이 재밌게 편집을 해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빼앗은 것도 한 몫을 했다. 무엇보다도 러블리즈가 주인공인 것마냥 윤상의 입담에 시선이 가지 않는 구성은 오히려 그가 만든 아름다운 노래를 더욱 집중하게 만들었다.
모두가 재미 없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두 사람이 전반전 시청률 1, 2위를 기록하고 시청자들에게도 재미를 선사한 것은 ‘마리텔’이 지난 4월 첫 방송 이후로 여러 주제의 방송을 하면서 어느 정도의 재미 안전장치가 생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완전히 새로운 얼굴일지언정, 특별히 흥미로운 구성이 아닐지언정 제작진의 편집과 게스트와 같은 부가 장치들이 재미 없을 수 있는 구성을 보완하는 것. 홍진경, 박명수 등이 출연해 큰 재미를 선사하지 못하며 개그맨들의 무덤으로 불렸던 ‘마리텔’은 2주 전 장도연과 박나래가 거침 없는 분장과 ‘19금 개그’로 개그맨들도 이 프로그램에서 웃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스타들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하는 재미가 있는 ‘마리텔’. 방송이 거듭될수록 누가 망한 방송을 만들지, 망할 줄 알았는데 예상 밖의 반전의 주인공이 될지를 지켜보는 재미까지 추가됐다. / jmpyo@osen.co.kr
[사진] '마리텔'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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