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 속 혜리의 남편찾기가 화제다. 앞서 '응답하라' 작품들이 그랬던 것처럼. 물론 이번 시리즈의 주축은 '가족애'다. 남편찾기에 잠시 설렜던 감정은 이내 우리네 이야기와 똑닮은 다섯가족의 이야기에 눈가가 촉촉해진다. 감정이 쉴 틈을 안 주는 드라마, 신원호 PD·이우정 작가가 3번째로 만들어낸 '응답하라 1988'이다.
지난 14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 이하 '응팔') 4회에서는 정환(류준열 분)의 매력이 증폭된 한 회로 손꼽힌다. 덕선(혜리 분)을 바라보는 마음이 확실하게 드러나며, 은근히 뒤에서 챙겨주는 무뚝뚝한 남자 특유의 사랑법이 드러나 여심을 공략했다.
친구 덕선에게 이성으로 관심조차 없던 정환은 덕선을 여자로 느끼기 시작했다. '특공대' '개정팔'로 서로를 부르며 투닥이던 두 사람은 경주 수학 여행 밀착사건 이후 눈빛이 달라졌다. 열일곱살 남고생인 만큼, 설득력 짙은 전개다. 내뱉는 말은 퉁명해도, 만원버스 안에서 행여나 덕선이 넘어질까 지켜주는 모습 등 뒤에서 챙겨주는 따뜻함이 있다. 선우(고경표 분)를 좋아하는 덕선의 모습에 질투심도 내비쳐, 본격적인 삼각 러브라인도 예고했다.
그렇다고 '응팔'을 단순 1988년 청춘 로맨스 드라마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신원호 PD가 사전 제작발표회에서 거듭 강조했던 것처럼 가슴 따뜻한 가족애가 '응팔'의 전반을 휘감는다. 쌍문동을 배경으로 살고있는 다섯 가족을 통해서다.
이날은 무심한 아내와 두 명의 아들로 외로워하는 성균(김성균 분)의 모습이 등장, 우리네 아버지들을 떠올리게 했다. 성균은 아내(라미란 분)의 생일을 맞아 외식도 하고, 퇴근하는 길 아이스크림을 사 들고 오는 등의 자상한 모습을 보였지만, 식탁 위에서 그대로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을 보고는 결국 마음이 상했다.
자상과는 거리가 먼 동일(성동일 분)은 어떤가. 이 때문에 점점 불만이 쌓이는 아내 일화(이일화 분)의 모습 역시 큰 공감을 형성했다. 아이들 앞에서 면박을 주거나, "꼬막 반찬이 없다"고 투정 부리는 남편이 한껏 미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결국 삐친 아빠를 위해 정환은 큰 마음 먹고 틈만 나면 아빠가 뱉어내던 "아이고~ 김사장!"을 외치기에 이르렀고, 일화 역시 무뚝뚝하지만 늘 곁에 있는 남편에 대한 고마움을 새삼 느끼는 모습이 이어져 뭉클함을 자아냈다.
더불어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친구의 소중함도 더해졌다. 천재 바둑기사 택(박보검 분)은 경기에서 참패했다. 신인과의 경기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는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 모두가 쉬쉬하며 조심스럽게 택이를 위로했지만, 골목친구들은 달랐다. 약속이나 한 듯 택이 방으로 모인 골목친구들은 택이에게 “차라리 욕을 하라”며 모두가 한바탕 욕을 내뱉고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깔깔 웃어넘겼다. 골목친구들을 만나고 나서야 그늘졌던 택이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났다.
80년대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에피소드도 등장했다. 덕선의 고리바지와 선우가 1장이라도 더 쓰려고 교묘하게 자르던 버스 회수권, 그리고 매달리다시피 타야 했던 등굣길 만원버스가 추억을 떠올리게 도왔다. 단체 과외가 불법이던 시절의 이야기, 생일을 맞아 어깨에 잔뜩 패드가 들어간 블라우스를 입고 과한 눈화장을 한 미란, 포니2를 타고 경양식집에 가서 우아하게 외식하는 성균네의 모습 등 촌스럽지만 정겨운 과거 모습들이 펼쳐지며 시청자들을 80년대 추억 속으로 이끌었다.
이에 따라 일궈낸 시청률도 성공적이다. '응팔' 4회는 유료플랫폼 평균 시청률 8.7%, 최고 시청률 10%를 기록하며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수성했다. 남녀 10~50대 시청률 역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이날 '응팔' 제작진은 OSEN에 "큰 관심을 보여준 시청자에게 감사드린다"며 "남편 찾기는 물론, 가슴 찡한 가족애, 그 시대 골목에서만 느낄 수 있던 정겨움, 1988년의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이야기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 gat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