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복면가왕’ 비운의 천재 현진영, 레전드는 죽지 않았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11.16 06: 51

가수 현진영이 ‘복면가왕’에 출연해 ‘역대급 반전’의 주인공이 됐다. ‘레전드’는 죽지 않았다. 다만 우리가 그의 무대를 볼 기회가 많지 않았을 뿐이었다.
현진영은 지난 15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에서 꺼진 불도 다시 보자 119라는 이름으로 출연했다. 그는 여전사 캣츠걸과의 1라운드 경연에서 지면서 얼굴을 공개했다.
현진영의 얼굴이 공개된 후 현장 관객은 물론이고 안방극장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흐린 기억 속의 그대’라는 명곡을 남긴 현진영은 한동안 소송과 파산 등 얼룩진 개인사로 대중의 입에 오르락내리락 했다. 후드 집업 티셔츠를 머리 위로 뒤집어 쓴 후 손을 찔러가며 무대를 휘어잡던 그의 춤사위. ‘흐린 기억 속의 그대’는 아무래도 댄스 명곡으로 유명한 까닭에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라는 인식이 크진 않았다.

허나 이날 그가 김광진의 ‘편지’를 읊조리듯 부르는 모습에서 숨겨둔 가창력을 확인하는 시간이 됐다. 더욱이 정체가 공개된 후 ‘흐린 기억 속의 그대’를 춤을 춰가며 열창하는 모습은 마치 그의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관객은 열광했고, 유영석은 오랜 만에 만난 현진영의 노래에 눈물을 쏟았다. 현진영은 담담하게 노래를 부르고 열광적인 무대를 꾸몄고, 시청자들은 왠지 모를 뜨거운 감정이 올라왔다.
1990년대 이 음악을 즐겨 들었던 많은 시청자들이 따라 부르게 만들었던 무대였다. 무엇보다 오랜 만에 방송 무대에 섰음에도 전혀 흔들림 없는 가창력과 20년 전 목소리 그대로 노래를 소화해 더 큰 감동을 선사했다. 굳이 가사를 보지 않아도 그의 노래에 맞춰 함께 부를 수 있을 정도의 유명곡이었던 ‘흐린 기억 속의 그대’는 그렇게 안방극장에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현진영의 ‘복면가왕’ 출연이 시청자들을 울컥하게 했던 것은 명곡이 가진 추억을 상기시켰기 때문일 터. 여기에 현진영이라는 가수가 전성기가 지난 후 우여곡절이 많아 좋은 소식보다는 그렇지 않은 소식으로 대중에게 각인됐던 것도 그의 무대가 더욱 감동적이었던 이유가 됐다. 한껏 밝은 목소리로 무대를 펼쳐놓은 ‘레전드’ 현진영의 귀환이 그 어떤 무대보다 더 큰 반전이 됐던 것. ‘복면가왕’은 보통 주목을 받지 못했던 아이돌 그룹의 실력파 멤버나, 개그맨이나 배우 등 전문 가수가 아닌 경우 주목을 받는다. 허나 현진영이 만든 전율은 노래 실력을 예상 못했던 보석들이 안기는 반전보다도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한편 ‘복면가왕’은 복면을 쓴 출연자가 노래 경연을 벌이는 구성. 소녀의 순정 코스모스가 4연승을 한 가운데, 이날 방송은 지난 9월 11일 ‘특별 생방송 여러분의 선택! 복면가왕’에서 우승을 한 감성보컬 귀뚜라미가 합류해 가왕이 2명인 구성을 띠었다. 현진영 외에 모델 겸 배우 이영진, 배우 김정태, 노라조 조빈이 출연해 아쉬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 jmpyo@osen.co.kr
[사진] ‘복면가왕’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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