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1박2일', 몰카 먹잇감 유호진PD의 진화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11.16 06: 54

역대급 반전이었다. 시청자들도 멤버들도 깜빡 속아버리고 말았다. 신입PD 시절 몰카(몰래카메라)로 큰 재미를 준 적이 있었던 유호진PD가 당시의 복수(?)라도 하는 듯 제대로, 모두의 뒤통수를 때렸다.
지난 15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이하 '1박2일')에서는 잠자기 복불복을 하기 전 '산장미팅'을 준비했다는 제작진의 말에 한껏 들뜨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멤버들은 갑작스럽게 녹화장 근처에 들어선 검은색 밴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제작진이 밴의 등장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자, 이들은 여성 게스트가 온 것 같다며 들뜨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종종 '모닝 엔젤' 같은 제도로 여성 게스트를 볼 수 있었지만, 최근에 들어 "너무 오랫동안 여자 게스트가 안 왔다"며 아쉬워했던 참이었다.

계속되는 추궁에 제작진은 "'산장미팅'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고, '1박2일' 멤버들은 축제 분위기에 잠겼다. 장시간의 녹화에 피로를 토로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두 눈은 반짝거렸다. 이어 제작진은 이날 초대된 게스트들의 특징을 하나씩 공개하기 시작했다. 얼짱, 충무로 흥행 보증수표, 백상예술대상 수상자, 성격 미인, 90년대 스타까지 다양한 특징이 나왔고, 멤버들은 구체적인 단서가 제공되자 "신지 아니냐", "박한별 아니냐","박신혜인 것 같다"며 저마다 원하는 게스트의 이름을 대기 시작했다.  
이윽고 장미 꽃다발을 잡은 순서대로 파트너를 택할 수 있는 우선권이 주어지는 게임이 진행됐다. 혼신을 다한 끝에 정준영, 데프콘, 김준호가 각각 1위, 2위, 3위를 차지해 여성 게스트 팀의 4위, 5위, 6위 중 한 사람을 고르게 됐다. 정준영은 충무로 흥행보증수표를, 데프콘은 백상예술대상 배우를, 김준호는 90년대 인기스타를 골랐다.
한밤중에 이들은 사랑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파트너를 기다렸다. 특히 싱글 멤버인 데프콘은 "파트너가 아닌 예비 신부라 불러달라"고 했고 김종민 역시 "누구든 상관없다. 그 사람을 알고 싶다"고 말했다. 맏형 김주혁 또한  "마음에 들고 안 들고를 떠나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이다"라며 미팅으로 만날 상대방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그러나 이는 제작진이 준비한 완벽한 '몰카'였다. 얼짱은 정준영, 충무로 흥행 보증수표는 차태현, 백상예술대상수상자는 김주혁, 성격미인은 데프콘, 90년대 스타는 김종민이었다. 정준영을 만난 차태현은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고, 김주혁을 만난 데프콘은 안대를 가린 상태도 상대방에게서 나는 짙은 담배 향기에 의아해했다. 강수지를 기대했던 김준호는 김종민의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유호진PD의 완벽한 승리였다. 멤버들을 믿음을 굳게 하기 위해 가짜 밴까지 동원한 그의 치밀한 작전은 눈치 빠른 차태현까지 속일 수 있었다. 결국 놀란 멤버들은 밖으로 뛰쳐나와 "이거 하려고 한 시간을 기다렸느냐. 이 감정 어떻게 할거냐"고 불만을 토로해 웃음을 줬다. 자신이 '몰카'의 먹잇감으로 호되게 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일까? 6명 전원을 깜빡 속여버린 유호진PD와 제작진의 반전은 완벽했고,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줬다. 이는 곧 '1박2일'의 진화를 감지하게 했다.
한편 이날 '1박2일'은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의 강원도 홍천 살둔마을로 떠나는 '가을산장여행' 두 번째 이야기가 펼쳐졌다. /eujenej@osen.co.kr
[사진] '1박2일'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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