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숙도 어쩔 수 없는 재벌 엄마였다. 드라마 초반 어려운 환경을 딛고 자수성가한 CEO의 면모를 보여줬던 김미숙. 쿨하고 멋있는 여성이었지만, 아들 문제에서만큼은 쿨하지 못했다. 여느 드라마의 재벌 엄마와 똑같이 자신의 기준에 차지 않는 며느리감에는 가차없이 막말을 해댔다. 새로운 캐릭터가 탄생하나 했느데, 아니었다.
KBS 주말극 ‘부탁해요 엄마’는 늘 티격태격 으르렁대지만, 속으로는 서로를 끔찍하게 생각하는 모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진애(유진)는 어려운 환경을 딛고 자수성가한 자신의 회사 CEO 영선(김미숙)을 존경한다. 그녀가 쓴 책은 다 사서 읽어보고 자신의 롤모델로 삼는다.
이후 진애는 영선의 아들 훈재(이상우)와 사랑에 빠지고, 진애는 훈재가 영선의 아들이라는 사실에 놀란다. 영선 역시 자신의 회사 직원인 진애가 훈재와 사귀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직원으로서 진애를 예뻐했던 영선. 하지만 훈재가 결혼까지 생각하자 태도가 180도 바뀐다.
15일 방송에서는 진애집에 하숙하고 있는 훈재의 짐의 다 빼는 영선의 모습이 그려졌다. 진애는 영선을 말리지만, 영선은 “네가 며느감으로는 싫다”고 진애에게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이 모습을 본 산옥(고두심)은 “내 딸이 왜 그런 취급을 받냐”고 오열했다. 이 사건 이후 훈재는 영선에게 “진애와 결혼하겠다”고 선언하고, 영선은 그 자리에서 진애와 훈재에게 분노했다. 분이 풀리지 않은 영선은 진애와 훈재를 떨어뜨릴 계획을 짜는 모습을 보였다.
드라마 초반 쿨하고 멋진 캐릭터를 선보였던 김미숙. 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결국 전형적인 재벌 엄마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자신과 경제적 수준이 다른 유진에게 막말을 서슴치 않으며 방해 공작을 꾸미고 있는 것. ‘부탁해요 엄마’ 역시 뻔한 수순을 밟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김미숙이 다시 쿨하고 멋진 엄마로 돌아와주길 기대해본다. / bonbon@osen.co.kr
[사진] ‘부탁해요 엄마’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