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차례의 결방으로 거센 후폭풍을 맞이한 바 있는 SBS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가 야구 중계로 인해 또 다시 결방돼 시청자들의 공분을 자아냈다. 당초 기존 방송 시간보다 50분 가량 늦은 오후 10시 50분으로 편성을 해놓은 상태였지만, 야구 경기가 연장전에 돌입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또 결방이 되고 만 것. 하지만 시청자들은 이번에도 늦게 결방 공지를 한 SBS에 단단히 뿔이 나 각종 게시판을 통해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지난 15일 SBS는 오후 6시 50분부터 2015 WBSC 프리미어12 예선 5차전 한국과 미국 경기를 중계 방송했다. 이에 따라 ‘애인있어요’는 기본 방송 시간보다 약 50분 가량 늦은 오후 10시 50분에 지연 편성됐고, ‘SBS스페셜’은 결방됐다. 하지만 9회 말까지 승부가 나지 않자 승부치기가 진행되면서 중계방송이 연장됐고, 결국 SBS는 오후 11시 10분께 자막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애인있어요’ 결방 소식을 전했다.
늦은 시간까지 ‘애인있어요’를 보기 위해 기다렸던 시청자들은 분노했다. 이미 ‘애인있어요’는 야구 중계로 인해 한 차례 결방이 된 바 있기 때문에 이들이 느끼는 허탈감과 배신감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이들은 각종 게시판을 통해 “지연 방송한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이렇게 결방하는 게 말이 되냐”며 항의글을 쉴 새 없이 게재했다. 결방을 알리는 기사에는 1만 2천여 개가 넘는 댓글이 달릴 정도. ‘애인있어요’를 향한 시청자들의 충성도가 얼마나 대단한 지를 제대로 실감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애인있어요’는 동시간대 방송되고 있는 MBC ‘내 딸 금사월’에 비해 다소 낮은 시청률을 얻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말폐인 양성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화제성만큼은 주말 드라마 중 단연 최고라 할 수 있다. 방송이 끝날 때마다 많은 시청자들은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설렌다는 반응과 함께 다음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을 전하며 ‘애인있어요’에 열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애인있어요’는 지난 8일 프리미어12 예선 1차전 한국 대 일본 경기 중계로 인해 오후 10시 20분으로 지연 편성됐고, 결국 결방까지 되자 시청자들은 원성을 쏟아냈다. SBS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 프리미어12를 SBS가 독점 중계를 하고 있는데다가 야구 경기의 특성상 끝날 때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속 시원하게 결방인지 아닌지를 알리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이에 SBS는 8일과 같은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14일과 15일 오후 11시대 방송되던 ‘그것이 알고 싶다’와 ‘SBS스페셜’ 대신 ‘애인있어요’를 방송하기로 결정하고 하루 전 편성표와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사전 공지를 하기도 했다. 어떻게든 ‘애인있어요’를 방송함으로서 시청자들의 불만을 최소화시키겠다는 노력이었다. 하지만 연장전에 돌입하는 순간, SBS 드라마국은 또 다시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다. 특히나 지난 22회는 1시간 가량 늦은 시간에 방송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9.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라는 자체최고시청률을 얻으며 본격적인 상승세를 예고했기에 아쉬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시청자와 방송국이 정규 방송과 야구 중계를 놓고 여전히 팽팽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한편 ‘애인있어요’는 기억을 잃은 여자가 죽도록 증오했던 남편과 다시 사랑에 빠지는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와 절망의 끝에서 운명적으로 재회한 극과 극 쌍둥이 자매의 파란만장 인생 리셋 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다. 김현주, 지진희를 중심으로 구멍 없는 배우들의 연기력과 촘촘하게 얽혀진 이야기 구조, 명대사의 향연, CF를 보는 듯한 아름다운 영상미, 흡인력 높은 연출력 등 부족함 하나 없는 명품 드라마라는 호평을 얻고 있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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