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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국제대회마다 불거지는 '오심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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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한국야구가 오심에 울었다. 국제대회마다 불거지는 심판들의 오심이 또 논란으로 떠올랐다.

한국은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구장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B조 예선 미국과 경기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 접전 끝에 2-3으로 패했다. 결승점을 내준 10회초 오심이 뼈아팠다. 2사 1루에서 포수 강민호가 애덤 프레이저의 2루 도루를 완벽 저지했지만, 2루심을 맡은 대만인 왕청헝은 두 팔을 벌리며 세이프로 판정했다.

2루수 정근우가 공을 받은 글러브로 베이스를 막았고, 프레이저의 왼발이 글러브를 그대로 향했다. 완벽한 아웃이었다. 심판의 위치도 이 장면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정면 위치였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하필이면 오심 직후 브렛 아이브너에게 결승 적시타를 맞으며 패배로 직결됐다. 국제대회마다 반복되는 오심에 한국야구가 또 한 번 희생양이 된 것이다.

▲ 2000년 시드니 올림픽
한국야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딴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은 오심 악재를 딛고 거둔 승리라 더욱 값졌다. 미국과 준결승전에서 연이은 오심 직격탄을 맞고 허무하게 역전패했기 때문이다. 한국이 2-1로 리드한 7회말 수비에서 두 번 연속 결정적인 오심이 터졌다. 1사에서 마이크 킨케이드가 3루 기습 번트 안타가 실상은 아웃이었다. 한국 1루수 이승엽의 발보다 늦게 발이 들어왔지만 호주인 1루심은 세이프를 판정했다.

이어 킨케이드는 후속 타자 덕 민케이비치의 우전 안타에 3루에서 아웃될 뻔 했으나 다시 베네수엘라 3루심의 도움을 받아 살았다. 아웃카운트 2개를 잃은 한국은 결국 7회 동점을 허용했고, 9회말 끝내기 홈런으로 2-3 역전패하며 결승행이 좌절됐다. 당시 AP 통신도 '1명의 주자를 심판 2명이 오심으로 살려줬다. 정신 나간 판정이었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을 꺾고 유종의 미를 거둔 한국이지만 두고두고 아쉬운 오심의 연속이었다.

▲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국제대회 역사상 가장 떠들석했던 오심 논란은 2006년 제1회 WBC에서 일어났다. 개최국 미국이 대놓고 편파 판정을 한 것이다. 일본이 첫 희생양이었다. 8강 조별리그 미국전에서 8회 오심이 발생했다. 3-3 동점으로 맞선 1사 만루 찬스. 이와무라 아키노리의 우익수 뜬공에 3루 주자 니시오카 쓰요시가 여유 있게 홈에 들어오며 득점을 올리는 듯했다. 그러나 미국인 밥 데이빗슨 구심이 득점을 인정하지 않았다. 좌익수가 뜬공을 포구하기 전에 먼저 3루 베이스에서 발을 떼고 출발했다는 이유였다. 태그업 판정 오심. 일본은 미국에 3-4로 졌다.

미국의 만행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계속된 8강 조별리그에서 멕시코가 당했다. 3회 마리오 발렌수엘라가 오른쪽 폴을 맞히는 홈런을 터뜨렸다. 태그업 오심의 주인공이었던 데이빗슨 1루심이 오른 검지를 돌리며 홈런 사인을 냈다. 그러나 잠시 후 4심 합의 끝에 2루타로 정정돼 논란이 일어났다. 규칙에도 없는 제 멋대로 판정으로 삐 뚫어진 애국심의 절정을 보였다. 결국 미국은 4강 진출 실패로 종주국의 체면을 구겼다.

▲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한국야구에는 9전 전승 금메달 신화로 기억되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도 오심이 빠지지 않았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순간 엿가락 판정이 나왔다. 한국과 쿠바의 결승전이 그 무대로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3-2로 리드한 9회초 1사 2루 상황에서 카를로스 레이 코토 구심의 스트라이크존이 급격하게 흔들렸다. 무사사구로 절정의 제구를 자랑하던 류현진이 2타자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만루 위기를 초래했다. 특히 알렉세이 벨에게 던진 3개의 공이 모두 볼로 판정 났다.

마지막 공은 의심의 여지없는 스트라이크였지만 구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포수 강민호가 한참이나 미트를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으며 "로 볼(Low ball)?"이냐고 물었지만, 이를 심판은 '노 볼(No Ball)'로 듣고 그 자리에서 퇴장 처리했다. 강민호가 울분에 못 이겨 미트를 집어던진 장면은 유명하다. 만루에서 등판한 정대현이 병살로 경기를 끝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지만 오심으로 공든 탑이 깨질 수 있는 가슴 철렁한 순간이었다. 국제대회마다 불거지는 오심을 극복하기 위해선 실력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waw@osen.co.kr
 
[사진] 타이베이(대만)=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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