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가수들을 놓고 YG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만큼 팬덤의 비난을 많이 받는 인물은 드물다. 아니, 무엇보다 팬덤을 중요시하는 대형 기획사의 경우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빅뱅을 비롯해 2NE1, 위너, 악뮤, 이하이 등 YG 아이돌 가수의 컴백이나 데뷔를 늦추고 미루는 과정에서 양 대표는 속된 말로 '쌍욕'을 먹기 일쑤다. 그럼에도 웃고 다닌다. 왜? 자신은 욕 먹어도 소속 가수들은 하나같이 잘 나가니까.
이번 아이콘도 그랬다. ‘괴물 신인’ 아이콘은 두 번째 신곡 발표에서 ‘지못미’와 ‘이리 오너라’를 앞세워 음원 차트 1, 2위를 싹쓸이 하는 중이다. 주요 차트들은 지붕이 뚫렸고 팬들 반응은 활화산처럼 폭발했다. 이 정도면 상상초월이고 대적불가 수준이다
아이콘은 16일 0시 더블 디지털 싱글 '웰컴백(WELCOME BACK)'의 신곡 '지못미(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와 B.I&바비의 유닛곡 '이리오너라'를 공개했다. '지못미'는 발매 한 시간 만인 오전 1시 기준,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을 비롯해 지니, 올레뮤직, 몽키3, 엠넷, 네이버뮤직 등 주요 6개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로 나섰다.
이때부터 불이 붙기 시작한 아이콘 열풍은 시간이 흐를수록 강렬해졌다. ‘지못미’는 16일(오전 7시 기준) 국내 음원 사이트인 멜론, 지니, 소리바다, 올레뮤직, 네이버뮤직, 벅스, 몽키3에서 실시간 차트 1위를 했다. 2위는 아이콘의 또 다른 신곡인 ‘이리 오너라’이다. 엠넷차트는 두 곡이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앞서 발표한 '취향저격'도 아직 차트 10위 안에 들어있다. 아무리 괴물신인이라고는 하지만 톱 10 안에 무려 3곡을 랭크시키는 괴력을 발휘 중이다.
YG는 지금 잔칫집 분위기다. 양 대표가 당초 지난 1일로 예정됐던 아이콘 신곡 발표를 불과 1주일 앞두고 갑자기 연기하면서 팬들 원성에 시달렸기에 기쁨은 더했다. 양 대표조차 "아이콘 '지못미'는 정말 훌륭한 작품"이라고 자찬했지만 공개 전날까지 밤샘 작업을 계속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 대표는 곡의 완성도를 가장 중요시 여긴다. 제 아무리 빅뱅이라도, 빅뱅 멤버들과 양 대표 자신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작업 결과가 나오면 다시 제작에 들어간다. 위너와 아이콘같은 신인 그룹들은 50곡 이상씩의 자작곡을 양 대표에게 들고갔다가 퇴짜 맞고 다시 스튜디오로 돌아가는 고행길을 계속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빨리 빨리를 외치는 팬들과의 마찰은 충분조건 아니라 필수조건이다. 온갖 종류의 독화살이 양 대표를 제 1 과녁삼아 발사된다. 욕만 듣고도 배부를 수준을 넘어서 '빵' 터질 정도로 쏟아진다. 그래도 양 대표는 버티기 전략으로 일관한다. YG 간부들이나 측근들의 조언도 통하지 않는다. "(내가)여기서 무너지면 (YG 가수들이)오래 가지 못하고 반짝하고 끝나는 아이돌로 그친다. 욕은 나 혼자 먹으면 된다"고 입버릇처럼 되뇌면서.
2015년 늦가을에도 똑같은 현상이 되풀이 되고 있다. 아이콘의 발표 연기 때, 열성팬들은 수많은 질타와 원성을 쏟아냈다. 거기에 지난해 신인상을 휩쓸고도 지난 1년 동안 신곡을 발표하지 않은 위너 팬들의 원성까지 합쳐져 그야말로 불만의 목소리는 극에 달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빅뱅이 MADE 앨범을 발표하며 역대 가장 큰 성공을 거둬냈지만 후배 소속가수들의 신곡 소식을 애타게 기다려온 팬들의 기다림 또한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데뷔곡 '취향저격'으로 단숨에 남자 신인상 1순위가 된 아이콘을 굳이 팬들의 비난과 원성을 감수하며 판을 완전히 뒤집은 이유는 뭘까. 뒤집은 판의 결과가 만일 기대보다 못하거나 좋지 않을 경우 그 비난과 원성의 소리 또한 두배로 늘어날지도 모를 일이었는데 말이다. 양현석의 뚝심도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부분이다./mcgwire@osen.co.kr
[엔터테인먼트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