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음악 뭐지?] '검은사제들', 강동원은 목소리마저 신비롭더라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5.11.16 09: 40

배우 강동원은 목소리마저 신비로웠다.
강동원은 영화 '검은 사제들' 엔딩크레딧에서 울려퍼지는 O.S.T를 직접 부르며 영화의 분위기를 더했다. 특히 구마 의식을 다루는 사제들의 이야기를 그린 '검은 사제들'인만큼 극 중 최부제 역을 맡은 강동원의 목소리, 뿐만 아니라 김신부 역의 배우 김윤석의 목소리까지 함께 울려퍼지며 극장을 나서는 관객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다.
'검은 사제들'은 교통사고 이후 의문의 증상에 시달리는 소녀와 그 소녀를 구하기 위한 두 사제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강동원, 김윤석 그리고 박소담의 열연과 긴박감 넘치는 연출로 연일 화제를 몰고 있는 중이다.

영화의 흥행만큼이나 관객들 사이에서 관심을 모으는 건 엔딩크레딧과 함께 울려퍼지는 영화의 O.S.T. 강동원과 김윤석의 목소리로 완성된 이 노래는 그레고리안 성가 'Victimae Paschali Laudes'. 실제 부활절에서 울려퍼진다는 이 그레고리안 성가는 예수의 재림, 부활과 관련된 노랫말 덕분에 '검은 사제들' O.S.T로 채택됐다.
사실 멜로디는 정확하지 않은 성가. 처음 신부들이 악기 없이 무반주로 기도문에 음을 붙여 부르던 것이라 그때그때 달라진다는 그레고리안 성가는 '검은 사제들' 김태성 음악 감독을 만나 지금의 음을 갖게 됐다.
이 그레고리안 성가를 위해 강동원과 김윤석은 가사를 완벽하게 외워 소화해냈다는 전언이다. 특히나 두 사람이 생각 외로 너무나 출중한 노래 실력을 지니고 있었고 강동원의 미성과 김윤석의 저음이 이뤄내는 케미스트리가 훌륭해 현장 스태프들이 감탄했다는 후문.
이 그레고리안 성가가 극 중 영신(박소담 분)의 구마 의식 도중 등장하는 음악인만큼, 김태성 음악감독은 두 배우에게 캐릭터에 이입해 노래를 하는 느낌으로 자연스럽게 녹음해달라는 디렉팅을 했다고 한다.
김태성 음악감독은 "완성도로 잘 부르는게 아니라 극 안에 존재하길 원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해달라고 첫 번째로 요구했던 것 같다. 캐릭터가 부르는 것처럼 말이다"라며 "구마 장소에서 하나님의 영이 찾아와서 자신들의 입이 아닌, 마치 천사의 노래소리처럼 들리길 바랐다. 그래서 에코가 들어갔다. 막상 노래를 들어보고는 깜짝 놀랐다. 배우분들이 노래를 너무 잘해주셨다. 조금은 못하길 바랐는데 생각보다 잘해서 당황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하며 웃어보이기도 했다.
이렇게 강동원과 김윤석, 아니 최부제와 김신부의 목소리로 만들어진 그레고리안 성가는 다른 O.S.T보다 특별한건 국내 O.S.T 최초로 파이프 오르간으로 녹음됐다는 점 때문이다. 파이프 오르간은 진동 소리를 잡아내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악기 중 하나. 그럼에도 파이프 오르간 사용을 고집한 건 파이프 오르간의 진동에서 오는 묵직한 정서를 집어넣고 싶었던 김태성 음악감독의 생각 덕분이었다.
뿐만 아니라 파이프 오르간은 카톨릭을 대표하는 악기. '검은 사제들'이 카톨릭 사제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만큼 성스러운 느낌을 주고자 파이프 오르간이 사용됐다. 덕분에 국내 최초로 고가의 파이프 오르간을 빌려 녹음이 이뤄지는 색다른 광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한편 '검은 사제들'은 지난 5일 개봉 이후 흥행 순항 중이다. / trio88@osen.co.kr
[사진] '검은 사제들' 스틸.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