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다섯 번째 같은 프로그램으로 만나는 양현석과 박진영, 그리고 시즌3부터 심사위원으로 투입된 유희열까지. 세 명의 심사위원은 서로를 향한 디스에도 애정이 뚝뚝 묻어났다. 할 말은 꼭 하고야 마는 세 남자가 보여줄 꿀조합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다.
2011년 첫 방송된 이래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오디션 프로그램으로서의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는 SBS ‘K팝스타’는 그간 박지민, 이하이, 백아연, 이승훈, 윤현상, 악동뮤지션, 신지훈, 이천원, 라쿤보이즈, 버나드 박, 샘김, 권진아, 짜리몽땅, 알맹, 남영주, 케이티김, 정승환, 이진아, 릴리M 등 시즌1부터 시즌4까지 수많은 뮤지션을 발굴해냈다.
이번 시즌5 역시 세 심사위원들은 입을 모아 “역대급”이라고 평가했다. 16일 서울목동 SBS 홀에서 진행된 ‘K팝스타5’ 제작발표회에서 박진영은 “매년 놀라운 아이들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 이제는 말해도 안 믿으시겠지만, 올해가 저는 가장 좋다”며 역대 최고의 무대를 볼 수 있을 것이라 장담했다.
하지만 양현석은 “올해 가장 잘하는 참가자들이 많다고 했는데 그건 박진영의 성향이다. 이 분은 매년 새롭다. 어제보다 오늘이 새롭다. 저를 봐도 오늘이 제일 멋있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양현석은 “유희열에겐 불만이 많다. 점점 말이 길어진다. 오디션 프로그램인데 박진영이 1분, 내가 1분을 얘기하면 본인도 1분을 해야 하는데 10분 동안 잔소리하고 타이른다”며 “유희열이 이번 기회에 정신 차리고 사담을 좀 줄여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하지만 여기서 가만 있을 유희열이 아니었다. 그는 “양현석과 박진영은 대기실에서 자기들이 한 심사평을 가지고 감동 받아 얘기를 한다. 자기 심사평을 자기가 심사한다. 답답하다”고 맞받아 쳐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박진영이 “유희열이 처음이다 보니 눈에 띈 것 뿐”이라고 말하며 “심사평을 연구해 오는 사람은 양현석 형이다. 몇 개를 적어와서 그 때 해당되는 말을 한다”고 폭로하자 유희열은 “‘K팝스타’ 감독은 양현석이고 주인공은 박진영인 것 같다”고 하면서 “드라마 ‘프로듀사’에 비교하자면 양현석은 차태현 정도고, 나는 김수현이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 세 사람의 디스전이 유쾌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서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한 마디 한 마디에 묻어나기 때문이다. 이들은 서로의 강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고, 이를 높이 평가했다. 특히 양현석은 유희열이 심사위원으로 투입된 시즌3부터 악기를 다루고 뮤지션이 되고 싶어하는 친구들의 지원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다른 프로그램이 가창 경쟁이라면 ‘K팝스타’는 다른 외적인 것들도 두루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양현석은 “탈락해도 좋으니, 유희열과 박진영에게 진심으로 자기의 단점을 듣고 싶어 오는 친구들이 많다. 많은 참가자가 키보드, 기타 들고 나오는데, 그런 오디션 프로는 ‘K팝스타’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번 참가자들 중에도 자작곡을 한 친구들이 많았다. 이런 오디션 프로가 있는 건 정말 바람직하다. 스타가 되기 위해 춤 연습을 하고 성형수술하고 기획사에 찾아가는 친구들이 아닌, 정말 음악을 하는 뮤지션이 되기 위한 오디션은 ‘K팝스타’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밠혔다.
이어 그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가수들이 가장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 1순위다. 유희열 같은 아티스트 선배가 많이 이끌어줘야 한다. 이런 선배가 이끌어주지 않으면 그런 (뮤지션이 되려는) 친구들이 갈 데가 없다”며 유희열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또 그는 박진영의 ‘당신은 제품인가 작품인가’라는 심사평을 가장 감동적이었다고 평했다. 그리고 그는 “제품은 많은 양을 만들어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작품은 단 하나다. 그것에 경쟁력이 있다”며 “‘K팝스타’에서만 하는 고민이 아니라 모든 젊은 이들이 겪고 있는 똑 같은 고민일 수 있다. 좋은 대학 나와서 취업이나 진로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제 주변에서도 많이 본다. 노래만 하는 오디션 프로가 아니라 박진영, 유희열을 통해 툭툭 튀어나오는 말들이 사회 전반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며 ‘K팝스타’가 단순한 노래 오디션 프로그램이 아님을 시사했다.
한편 ‘K팝스타5’는 오는 22일 오후 6시 10분 첫 방송된다. /parkjy@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