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쿠바의 몰락, 더 이상 韓 적수 안 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11.16 23: 08

아마 최강 쿠바가 또 한국에 무릎을 꿇었다. 8강에서 만난 한국에 완패하며 프리미어12를 일찍 마감했다. 
한국은 16일(이하 한국이하)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8강 쿠바전에서 7-2로 승리했다. 2회에만 타자일순으로 대거 5득점하며 쿠바 마운드를 무너뜨린 한국은 2실점밖에 허용하지 않으며 투타에서 완승을 거뒀다. 
한국은 프리미어12 개막을 앞두고 고척스카이돔에서 쿠바와 평가전 성격의 슈퍼시리즈 2경기를 갖고 1승1패를 나눠 가진 바 있다. 특히 지난 4일 1차전에서 6-0 영봉승을 거두며 우위를 점했다. 11일 만에 8강전에서 다시 만난 쿠바는 한국 적수가 되지 못했다. 

한국은 2회 박병호의 좌중간 3루타를 시작으로 6개의 안타를 폭발하며 대거 5득점했다. 장타는 박병호의 3루타가 유일했지만, 짧고 정교한 스윙으로 단타를 집중 생산하며 쿠바 투수들을 두들겼다. 추가점이 필요했던 8회에는 양의지가 승부에 쐐기를 박는 솔로 홈런을 폭발했다. 
쿠바는 선발 프랑크 몬티에트가 1이닝 4피안타 3실점으로 조기강판됐다. 4번째 투수 미겔 라헤라만이 4⅔이닝 4피안타 1보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을 뿐 나머지 투수들은 모두 1이닝 이하로 던졌다. 8명의 투수가 투입됐지만 도합 13개의 안타를 맞고 7실점했다. 투수력이 너무 약했다. 
그렇다고 쿠바 특유의 강타선이 힘을 낸 것도 아니었다. 선발 장원준을 시작으로 임창민-차우찬-정대현-이현승으로 연결된 한국의 마운드에 막혀 7안타 2득점에 그쳤다. 쿠바 특유의 압도적 힘이 느껴지지 않았다. 4번 알프레도 데스파이그네는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의 쿠바는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8강 탈락하며 체면을 구겼다. 이어 2013년 WBC에서도 8강에서 미끄러지며 대회를 일찍 마감했고, 프리미어12에서도 8강의 벽을 넘지 못했다. 아마 최강 명성이 무색할 정도다. 
쿠바의 몰락은 예견된 일이다. 최근 미국으로 망명하는 선수들이 증가하면서 우수 자원들이 빠져나간 타격이 크다.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뉴욕 메츠) 호세 아브레우(시카고 화이트삭스) 야시엘 푸이그(LA 다저스) 유넬 에스코바(워싱턴) 켄드리스 모랄레스(캔자스시티) 호르에 솔레어(컵스) 호세 페르난데스(마이애미) 아롤디드 채프먼(신시내티) 등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야구가 국기인 나라답게 타고난 재능과 경쟁을 통해서 월등한 실력을 과시한 쿠바이지만 최고 수준 유망주들이 끊임없이 유출되는 여파를 무시할 수 없다. 대회를 앞두고 리그를 중단하며 정예멤버 구축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지만 더 이상 예전 같은 힘이 없었다. '아마 최강' 쿠바도 이제는 옛말이 될 듯하다. /waw@osen.co.kr
[사진] 타이중(대만)=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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