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응답하라 1998’ 못지 않았다. 신승훈이 자신의 히트곡을 부르는 동안 무대는, ‘힐링캠프’는 그야말로 1990년대로 추억 여행을 떠났다. 알고보니 우리는 그의 히트곡과 함께 1990년대를 지났고, 한 시대를 살았다.
16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는 지난주에 이어 신승훈의 이야기가 방송됐다. 지난주 자신의 살아온 세월을 풀어놨던 신승훈은 이번주에는 관객들과 함께 1990년대를 회상했다. 객석에 앉은 500인은 자신의 추억이 서린 신승훈의 곡들을 신청했고, 신승훈은 그 노래가 나온 배경을 설명하며 무대를 꾸몄다.
신승훈은 라디오 방송에 나온 자신의 노래를 녹음해 들었다는 중년 부인을 위해서는 ‘미소 속에 비친 그대’를 선물했고, 큰형을 잃은 슬픔을 회상하는 청년을 위해서는 ‘조금 더 높은 곳에 니가 있을 뿐’이라는 곡을 불렀다.
그런가하면, 신혼의 단꿈에 젖어 있는 여성 관객에게는 ‘해, 달, 별 그리고 우리’라는 달콤한 노래를 선사하기도 했다. 그는 “90년대는 한 곡이 히트하면 몇 달씩 사람들과 함께 했다. 그래서 ‘미소 속에 비친 그대’를 들으면 당시 추억을 함께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지금같은 스트리밍 시대에는 하루만에 노래가 버려진다. 먼 훗날 지금의 노래를 들어도 그게 언제 적 노래인지 모르게 될 것 같다. ‘응답하라 2015’ 같은 드라마는 안 나올지도 모른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이날 자신이 세웠던 기록들을 자부심을 가지고 자랑했던 신승훈. 음악 순위 프로에서 14주 연속 1위를 한 기록을 말하고, 고 유재하, 김현식 이후 발라드라는 장르를 발전시킨 장본인이라고 자화자찬을 해도 밉지 않았다. 그는 그럴 자격을 충분히 있었고, 그의 기록들은 그야말로 전설이었다. 이날 그 기록들 속으로, 또 그 기록과 함께 했던 각자의 추억 속으로 데려가 준 그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그의 말대로 훗날 2015년을 대표할 노래가 생각이 나지 않을까봐 걱정이 되기도 한 시간이었다. / bonbon@osen.co.kr
[사진] ‘힐링캠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