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아가 안방극장 시청자를 아찔하게 사로잡았다. 두턱과 동그란 안경, 터질듯한 옷으로 무장한 그는 뚱한 표정으로 까칠한 말들만 내뱉지만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사랑스러운 매력을 동시에 전달, 성공적인 연기 변신을 알렸다.
지난 16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오 마이 비너스' 첫회에서는 대구 비너스에서 15년 만에 몸꽝으로 역변한 주은(신민아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주은은 예쁜 얼굴에 노력까지 더해져 그토록 원하던 변호사가 됐지만, 이 과정에서 미모를 잃었던 것.
그는 15년 동안 연애하던 수영스타 우식(정겨운 분)과 15주년 기념일에 청혼 대신 이별을 통보받고, 헐리우드 스타 트레이너 영호(소지섭 분)와의 첫 만남에서는 정신을 잃어 복대에 꼭꼭 숨겼던 속살을 아낌없이 드러내는 굴욕적인 일의 연속으로 시선을 끌었다.
특히 신민아는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드라마 '아랑사또전',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등의 작품에서 보여준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이번 작품에서 또 다른 방식으로 극대화하는 데 성공, 시청자가 자연스럽게 극에 몰입하게 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대구 비너스'라는 말에 걸맞은 상큼한 미모는 잠시, 특수 분장으로 통통한 몸을 장착한 그는 '역변'이라는 소재 또한 현실감 있게 소화해내며 새로운 모습에서 귀여운 매력을 찾아냈던 것. 또 건장한 남자도 쉽게 둘러업을 수 없는 건강한 몸매라는 설정이지만,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당당한, 당당하려 노력하는 그의 캐릭터는 '몸꽝'인 그만의 사랑스러움을 설명했다.
또한 신민아는 몸꽝인 분장을 했음에도 로맨틱 코미디의 여자주인공이 꼭 갖춰야 할 사랑스러운 매력을 이름 자체로 자연스럽게 설명하며 외모도 성격도 완벽한 남자, 김영호 역 소지섭과의 케미를 한순간에 완성해냈다. 전작 '주군의 태양'을 통해 까칠한 매력으로 안방극장 여심을 설레게 했던 소지섭은 이번 작품에서 약한 사람 앞에서 한없이 약해지는 김영호로 분해 뜸 들일 필요 없는 여심 사냥에 나섰다.
신민아는 앞서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현실에서 일에 치인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 다행히 특수분장도 자연스럽게 나왔다. 오히려 특수분장을 한 게 더 귀엽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 그런 면에서 저한테는 캐릭터를 한 번 더 표현해 주는 거라 다행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신민아는 파격적이지만 자연스러운 특수분장과 더불어 본인의 사랑스러움을 또 다른 방식으로 안방극장에 전하는 데 성공, 어른들의 자아찾기라는 이 드라마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단 1회만에 명확하게 전달하며 다음 회를 기대하게 했다.
'오 마이 비너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헬스트레이너인 남자 김영호(소지섭 분)와 '얼짱'에서 '몸꽝'이 돼버린 여자 변호사 강주은(신민아 분), 극과 극인 두 남녀가 만나 다이어트에 도전하면서 외면뿐만 아니라 내면까지 치유하는 내용을 담은 드라마다. /jykwon@osen.co.kr
[사진]'오 마이 비너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