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회 대종상 영화제가 참석상 논란에 투표 잡음까지, 말 그대로 52년 역사에 흠집을 제대로 내고 있다.
제52회 대종상 영화제 측이 지난 달 14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참석한 배우들에게만 상을 주겠다는 입장으로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유료 투표, 수상자 번복, 그리고 이제는 신인여우상 투표에서 문제가 발생하며 끊임없이 제 권위를 깎아먹고 있는 것.
앞서 대종상 측은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서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은 배우에게는 상을 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대종상 측은 "국민이 함께 하는 영화제인데 대리 수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참석하지 않으면 상을 주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주기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대종상 스스로가 공정성을 무너뜨리는 발언을 하고 만 것.
이는 곧바로 '출석상 논란'으로 불거졌다.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받아야 할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 트로피를 받는다면 어느 누가 대종상의 공정성을 믿겠냐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대종상 측은 전에 없는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들어야 했다.
출석상 논란이 사그라들기도 전에 유료 투표로 대종상은 또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대종상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인기상 투표를 일부 유료료 전환해놨다. 인기투표에 참여하기 위해선 우선 대종상 영화제 인기투표 어플을 설치, 회원 가입 후 인기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투표 한 번 당 200포인트가 차감되는 형식으로 유료 포인트 충전과 무료 포인트 충전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투표가 가능하다. 단, 무료 포인트 충전을 하기 위해선 다양한 어플들을 강제로 설치해야만 한다. 사실상의 유료 결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중국 배우 수상과 관련해 계속해서 입장을 번복하며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 것. 앞서 지난 13일 대종상영화제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고원원과 순홍레이의 해외부문 남녀주연상 여우주연상 수상을 위해 영화제를 찾는다고 알린 바 있다. 그러나 하루 지난 14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이들은 아직 후보이며 수상 결과는 미정이다"라고 바뀐 입장을 표명했다.
또 하루 지난 15일에는 보도자료를 배포, 다시 "고원원과 순홍레이가 해외부문 남녀주연상 수상을 확정했다"라며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인여우상 후보에 오른 박소담의 이름이 주보비로 표기돼 팬들을 혼란케 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공정성을 기하는 투표에서 후보에 오른 배우가 제대로 표를 얻지 못하는 사고가 발생하고 만 것이다.
대종상은 5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대표 영화 시상식이다. 충무로와 오랫동안 함께 해왔고 한 해 동안 연기로 관객들을 기쁘게 해준 배우들에게 응원을 아끼지 않는 자리이기도 했다. 하지만 2015년 대종상은 다르다. 출석상 논란에 유료 투표까지, 52년 역사의 권위는 온데간데 없어진 모양새다. 오는 20일, 시상식을 앞둔 상황에서 시상식 당일 만큼은 52년 역사에 걸맞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제52회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은 오는 20일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다. / trio88@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