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섭과 신민아가 출연하는 '오 마이 비너스'가 KBS 월화극 잔혹사를 끊을 조짐을 보이며 산뜻하게 출발했다.'오 마이 비너스'는 지난 6월 종영한 '후아유-학교2015' 이후 줄곧 4~5%대 시청률에 머물던 KBS 월화극 시청률을 대폭 끌어올렸다.
17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6일 방송된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오 마이 비너스' 첫회는 전국 기준 시청률 7.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0일 종영한 '발칙하게 고고' 시청률(4.2%)보다 3.2% 포인트 껑충 상승한 수치다. '발칙하게 고고'는 최고 시청률 4.3%, 최저 시청률 2.9%의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바 있는데, '오 마이 비너스'는 흡수할 전작의 시청층이 거의 없는 불리한 조건에서 긍정적인 성적표를 받아들며 소지섭과 신민아의 파워를 입증했다.
KBS 월화극은 '후아유-학교2015' 이후 계속해서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해왔다. '후아유' 또한 최고 시청률이 8.2%로 단 한 번도 두 자리대 시청률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높은 화제성으로 체면을 지켰던 것. 이후 지난 9월 22일 종영한 '별난 며느리'는 최고 시청률 6.0%를 기록하는데 그쳤으며, 서인국과 장나라가 출연한 '너를 기억해'도 최고시청률이 5.3%였다.
'후아유' 전작인 '블러드' 또한 뱀파이어물이라는 색다른 시도에도 최고 시청률 6.0%로 쓸쓸히 퇴장한 바 있다. 올해 초 종영한 월화극 지창욱 박민영의 '힐러'만이 최고 시청률 10.3%로 겨우 두자리대 시청률이 턱걸이한 바 있다.
이렇듯 KBS의 2015년 월화극 성적표는 처참하다. 새로운 시도를 한 드라마가 여럿 눈에 띄지만 시청자에게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쓸쓸하게 안방극장에서 퇴장했던 것. 하지만 새로운 힐링 로맨스를 표방하는 '오 마이 비너스'가 첫 회에서 7%대라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기 때문에, 2015년을 두 달 앞둔 시점에서 월화극 반전이 가능할지 궁금증을 높인다.
물론 상대는 만만치 않다. SBS '육룡이 나르샤'와 MBC '화려한 유혹'이 단단하게 버티고 있기 때문. 초특급 출연진을 내세워 묵직한 이야기를 흡인력있게 끌어나가는 '육룡이 나르샤'와 빠르고 자극적인 전개로 시청자들에게 눈 돌릴 틈을 허락하지 않는 '화려한 유혹'은 각각 50부작 드라마로 이제 중반부에 접어들며 이야기에 탄력을 받고 있어, '오 마이 비너스'의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지난 16일 '오 마이 비너스' 첫 회에서는 대구 비너스에서 15년 만에 몸꽝으로 역변한 주은(신민아 분)이 15년 동안 연애하던 수영스타 우식(정겨운 분)과의 15주년 기념일에 청혼 대신 이별을 통보받고, 헐리우드 스타 트레이너 영호(소지섭 분)와의 첫 만남에서는 정신을 잃어 복대에 꼭꼭 숨겼던 속살을 아낌없이 드러내는 굴욕의 연속으로 시선을 끌었다. 소지섭과 신민아는 이 드라마에서 각자가 지닌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첫 만남부터 불꽃 튀는 케미를 선보여 이들이 그려나갈 달콤한 로맨틱 코미디가 기대를 높였다.
앞서 소지섭은 월화극 후발주자로 출발하는 것에 대해 “시청률 수치는 중요하지 않다”며 “극을 보고 나서 따뜻해졌다고 생각하면, 저 사람이 저걸 왜 찍었지, 라는 말만 안 들으면 될 것 같다”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오마비' 첫회가 호평을 끌어내면서 '오마비'의 시청률 곡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 마이 비너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헬스트레이너인 남자 김영호(소지섭 분)와 '얼짱'에서 '몸꽝'이 돼버린 여자 변호사 강주은(신민아 분), 극과 극인 두 남녀가 만나 다이어트에 도전하면서 외면뿐만 아니라 내면까지 치유하는 내용을 담은 드라마다./jykwon@osen.co.kr
[사진]KBS-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