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껌’에서 알츠하이머(퇴행성 뇌질환)에 걸린 배종옥이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이동욱과 정려원 커플을 떼어놓으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복병으로 떠올랐다. 사실 엄마가 아들의 교제를 반대하는 이유는 모두가 납득할 만큼 타탕하게 들린다. 정려원을 딸처럼 길렀기에 남매 같은 두 사람을 결혼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16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풍선껌’(극본 이미나, 연출 김병수)은 박리환(이동욱 분)과 김행아(정려원 분)가 거침없이 닭살 애정 행각을 주고받는 가운데 리환의 엄마 선영(배종옥 분)의 반대가 장애물로 등장했다.
이날 선영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자신의 빈자리를 재벌가 딸이자 치과의사 이슬(박희본 분)이 대신해주길 바랐다. 다소 속물스럽긴 해도 아들이 부잣집의 사위가 돼 좀 더 편안하게 살기를 바란 것이다. 선영이 이슬의 엄마(박준금 분)와 만남을 가지려고 했단 사실을 안 리환은 엄마에게 독설을 쏟아내며 냉랭한 신경전을 벌이다 끝내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아들은 엄마가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길을 잃고 서 있는 선영을 행아가 마중나가면서 알게 됐는데, 리환을 위해 비밀로 하기로 약속했다. 모자의 말다툼을 목격한 행아도 숨죽여 울었다.
하지만 리환과 행아의 애정은 여느 커플 못지않게 달달했다. 두 사람은 시크릿가든에 김장을 도우러 갔다가 지훈(이승준 분), 태희(김리나 분) 앞에서 자연스럽게 연인 사이임을 공식 선언했다. 행아가 양념이 묻은 장갑 때문에 흘러내리는 머리를 만지지 못하자 리환에게 도움을 요청, 리환은 그녀의 머리를 되레 헝클이고 두 팔을 들어 올려 “김행아랑 박리환은 사귄다. 만세”라고 말하며 달달한 연애의 진수를 보여줬다. 30여 년 만에 사랑의 감정을 확인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도 하듯이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두 사람의 모습이 안방극장을 핑크빛으로 물들였다.
키스를 하려 다가오는 리환을 놀란 마음에 밀어버린 행아는 시무룩해 있는 그에게 “좀 기다려 주면 안 돼?”라고 애원했고, 리환은 “네가 또 이러다가 아니라고 할까봐. 꿈 꿨다고 우기면서 도망갈까봐”라고 귀여운 투정과 함께 불안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나 행아는 “나 이제 도망 안 가. 이제 못 가”라며 리환에 대한 확고한 마음을 표한 후 “너 좋아”라고 달콤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자 리환은 수줍어하면서도 연거푸 싱글벙글하며 행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리환은 행아를 데려다 주면서 아령, 악력기, 줄넘기와 함께 여행지 배경엽서를 전했고, 자기 전 리환의 선물을 꺼내본 행아 역시 환한 웃음을 터트려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했다.
하지만 리환의 엄마가 내심 걸린다. 그녀가 행아에게 아들과 만나지 말라고 간절하게 부탁한다면 행아가 쉽게 거절하지 못 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두 사람이 선영을 설득시키는 데 성공하고 로맨스를 이어갈 수 있을지, 아니면 행아가 리환을 떠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 '풍선껌'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