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매력적이고 유쾌한 듀오를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이나믹 듀오가 씁쓸한 최근 힙합계에 새 바람을 불고 왔다. 디스와 욕설, 각종 논란이 가득한 힙합시장에 달콤한 ‘꿀잼’을 바른 것. 듣기 좋은 비트와 특유의 센스로 만들어내는 유쾌하고 유머러스한 가사, 여기서 만들어지는 일상의 공감이 다듀스럽다.
이들은 힙합의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하며 점차 부정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힙합에 대한 인식을 다시 돌려놓았다. 올해 15년차, 그간 힙합의 대중화에 앞장선 선배 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주고 있는 셈. 무게를 잡거나 ‘가오’를 세우려는 움직임 없이 오히려 망가지는 겸손함이 이들을 더욱 빛나게 하는 포인트다. 2년 4개월을 기다린 보람이 있다.
다이나믹 듀오는 17일 정오를 기해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에 새 앨범 ‘그랜드 카니발(GRAND CARNIVAL)’ 수록곡 전곡과 타이틀곡 ‘꿀잼’ 뮤직비디오를 공개하고 가요계에 본격 컴백했다.
이번 타이틀곡 ‘꿀잼’은 다듀가 2년 전부터 스케치를 시작했던 곡으로 피제이와 함께 프로듀싱했다. 친구와 연인 그 사이에 있는 관계, 잘 되어가는 남녀가 평일에 만나 술 한 잔도 하고 기분 좋은 밤, 오늘 선을 넘게 될 것 같다는 감정선을 그렸다. 연애할 때 ‘밀당’에서 느껴지는 두근거림 같은 무드의 곡.
사운드적으로도 새로운 시도가 담겨 듣는 재미가 있고, 일상의 공감을 유발하는 유쾌하고 유머러스한 가사들이 즐거움을 더한다. ‘적당히 취한 너는 보도 위에서 트리플 악셀’이라며 ‘나의 연아’를 언급하거나, ‘난 김건모 넌 나의 90년대 너랑 있을 때 난 최고’ 등의 표현도 센스가 넘친다.
특히 남녀 사이의 감정을 그룹 빅뱅 멤버들의 이름으로 풀어낸 가사가 인상적. ‘태양은 아직 멀었고 지금 우리 기분은 탑/이 밤을 경영 관리 잘 한다면 우린 대성할 것 같아/심장은 불 뿜지 마치 dragon dragon 잘 길들여 승리해요/서로에 대한 호감은 이순간부로 격렬하게 팽창한다 빅뱅’ 등의 언어유희가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함께 공개된 뮤직비디오에서 최자와 개코는 직접 빅뱅 멤버들을 패러디하며 웃음을 더하기도.
비트와 가사, 곡 분위기도 분위기지만 힙합퍼들에게 오랜기간 인정받아온 두 사람의 랩 실력도 일품이다. 귀에 꽂히는 가사 전달이나 유려하게 박자를 타는 플로우도 역시 ‘다이나믹 듀오’ 답다. 어린시절부터 함께해온 두 사람의 호흡이야 말할 것도 없고.
이들이 이번 앨범으로 힙합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지켜보는 것도 상당한 ‘꿀잼’이 될 전망이다./joonamana@osen.co.kr
[사진] 다이나믹 듀오 '꿀잼' 뮤직비디오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