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도희의 연기자 전향에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아이돌에서 배우로 진로를 바꾼 도희의 선택에 대해 네티즌이 설왕설래하고 있다. '연기돌'들은 그룹 활동과 연기를 병행하는 게 보통이지만, 도희의 경우 사실상 팀에서 나와 홀로 연기에 매진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일부 네티즌은 일명 '찌라시'라고 부르는 증권가 정보지에서 '배우병'에 걸린 아이돌로 소개된 인물이 도희라고 추측, 근거없는 비난을 하기도 한다.
17일 소속사 지앤지프로덕션에 따르면 도희는 사실상 팀과 떨어져 연기자로 개별적인 활동을 이어간다. 관계자는 OSEN에 "타이니지가 해체를 한 것은 아니다. 도희도 탈퇴를 한 것은 아니지만 당분간 연기에 집중하려고 한다. 현재 나머지 두 멤버(제이민, 민트)들은 태국에서 2인조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도희는 잠정적으로 가수 활동을 중단하고 연기쪽에만 집중할 예정이다"라면서 도희가 타이니지로 다시 활동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어려울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는 사실상의 탈퇴라 봐도 무방하다.
일단 근거 없는 소문을 배제하고 보면, 도희의 선택은 다수의 인기 연예인들이 통과의례처럼 거쳐온 과정의 하나다. 현재는 인기 스타로 사랑을 받고 있는 많은 연예인들이 과거에는 아이돌 그룹의 멤버로 활동했던 전적이 알려지며 놀라움을 주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대부분 아이돌로 빛을 발하지 못해 배우로 전향, 새로운 도약을 이뤄낸 이들이다. 보이그룹 타키온 출신인 손호준이나 걸그룹 밀크 출신인 배우 서현진 등이 대표적인 예다.
도희의 경우에는 타이니지가 이름을 알리기 전, tvN '응답하라 1994'를 통해 연기자로 먼저 주목을 받았다는 점이 앞서 제시한 선배들과 다르면서, 특별하다. '응답하라 1994'에서 서태지 '빠순이' 조윤진 역으로 출연했던 도희는 귀여운 외모와 구수한 사투리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의 연기는 '응답하라 1997'의 에이핑크 정은지와 비견될 정도로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후 도희가 다양한 작품에 출연한 것은 당연한 선택이었다. 연기자로서 가능성을 본 이상, 기회를 잡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럼에도 도희가 미쓰에이 수지나 씨스타 다솜 등처럼 '연기돌'로서 음악과 연기 활동을 병행할 수 없(었던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그가 속한 그룹 타이니지가 아직은 무명이라는 점 때문이다.
타이니지는 2012년 데뷔 후 아직 국내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도희는 연기로 인기를 얻은 후, 타이니지로 지난해 여름 4번째 싱글 '아이스 베이비(ICE BABY)', 제2의 저스틴 비버라 불리는 벨기에 가수 이안 토마스와 프로젝트 음원인 '러브X4' 등을 발매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는 데 실패했다. 동시기 배우로서의 길은 평탄한 편이었다. 시트콤 '하숙 24번지',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 '엄마', 영화 '터널 3D', '은밀한 유혹' 등에 출연을 했다. 비록 데뷔작인 '응답하라 1994'만큼 성공적인 작품은 아직 없지만, 연기자로서 부족하다는 평도 없었다.
이처럼 명암이 뚜렷한 병행활동에서 그나마 가능성이 높은 족을 택하는 것은 도희에게나 소속사에게나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멤버들과 따로 활동을 한다는 점 때문에 일부에서는 "도희가 타이니지를 버렸다"는 인식이 생기기도 했고, 그로 인해 '도희가 타이니지 활동을 거부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당시 소속사는 "도희는 국내 드라마와 영화 스케줄 등이 잡혀 있는 상황이라 태국 활동에 참여할 수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어쩌면 이는 도희의 '딜레마'라고 할 수 있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하는 상황에서, 한 마리를 놓지 않으면 아슬아슬하게 잡고 있는 다른 한 마리 마저 놓쳐버릴 수 있다. 누가 그의 선택을 탓할 수 있을까. /eujen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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