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음중', 이번엔 '순위제 폐지' 지조 지킬까?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11.17 14: 17

이번에는 '순위제 폐지'의 지조를 지킬 수 있을까? MBC 음악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이하 '음악중심')이 순위제를 폐지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이 프로그램 뿐 아니라 여러 음악프로그램에서 폐지와 도입을 반복한 역사가 있어 그 지속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MBC 측은 지난 14일 "각종 음원 차트를 통해 집계 순위가 실시간으로 발표되는 상황이라 방송사에서 별도로 순위를 발표하는 의미와 중요성이 떨어져온 게 사실이다"고 순위제 폐지 배경을 밝혔다.
이어 "'음악중심'에서 순위제를 폐지하는 대신 앞으로 더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개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추진해 대표 음악 프로그램으로서의 위상과 가치를 더욱 강화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음악중심'은 지난 2006년 1월에 순위제를 폐지했다가 약 7년 만인 2013년 4월 부활시켰다. 하지만 다시 2년 7개월 만인 11월 21일부터 순위제를 없앤다는 입장을 밝혔다.
어찌보면 음악 프로그램의 순위제는 '필요악'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현재 지상파 3사 음악프로그램은 음원, 동영상, 방송 횟수 등 다양한 요소를 토대로 순위를 매기고 있다. 음원 점수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생방송 문자 투표 등 변수가 있어 그동안 팬덤이 막강한 아이돌들이 선전했던 게 사실.
이 때문에 선의의 피해 가수가 생기기도 했다. 음원 차트에선 1위를 휩쓸었지만 문자 투표에서 밀려 다소 이해하기 힘든 결과가 발생한 일도 빈번했다. '트로피 전달식'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럼에도 음악 프로그램들이 순위제를 고수하는 것은 수상 형식이 만드는 박진감 때문이다. 이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 같은 경쟁 형식의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었던 원리와 같다. 매번 비슷한 가수들이 출연하는 음악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경쟁'이라는 요소가 들어가면 몰입은 더 높아지고, '누가 1위를 차지할까?', '누구는 트로피를 몇 개 챙길까?'와 같은 원초적인 재미가 생겨난다. 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는 '상'이라는 상징이 있기에 인기 아이돌이나 가수를 섭외하는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간 순위제의 완전한 폐지는 매번 실패했다. 공정하지 못할 뿐 아니라 가요 시장을 획일화 한다는 오랜 비판이 있었지만, 순위제가 있어 그나마 1~2%의 시청률을 유지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폐지를 했다가도 도입되고, 또 폐지되는 역사가 반복된 것은 이 때문이다. 과연 '음악중심'은 이 같은 선택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
[사진] '음악중심', '뮤직뱅크', '인기가요', '쇼 챔피언', '더쇼'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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