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음중’ 순위제 폐지, 환영받아 마땅합니다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11.17 15: 00

 오랜만에 들려온 좋은 소식이다. MBC 음악순위프로그램 ‘음악중심’이 순위제를 폐지하겠다고 알렸다. 방송사에서 별도로 순위를 발표하는 의미와 중요성이 떨어졌다는 것이 이유. 고무적인 것은 순위제를 폐지하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개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아이돌 그룹’들의 잔치가 돼버린 음악방송에 변화의 물결이 일기 시작했다. 환영받아 마땅하다.
일련의 상황들이 음악방송의 변화를 부추겼다. 아이돌들의 전유물이 돼버린 탓에 방송사의 음악순위 프로그램들은 대중성을 잃었고, 결과는 시청률 폭락으로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나는 가수다’나 ‘복면가왕’ 같은 프로그램으로 잊혀지거나 가려져있던 수많은 가수들이 재조명되면서 이들을 다시 보길 원하는 대중의 니즈가 생겨난 것. 다양한 가수와 여러 장르의 음악을 소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했던 시점이다.
  

MBC 측은 “각종 음원 차트를 통해 집계 순위가 실시간으로 발표되는 상황이라 방송사에서 별도로 순위를 발표하는 의미와 중요성이 떨어져온 게 사실이다”고 순위제 폐지 배경을 밝혔다. 이어 “순위제를 폐지하는 대신 앞으로 더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개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추진해 대표 음악 프로그램으로서의 위상과 가치를 더욱 강화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음악방송이 아이돌과 팬덤의 전유물이 된 배경은 이렇다. 실시간 문자 투표와 동영상, 방송횟수 등의 토대로 순위를 매겨온 탓에 순위 경쟁은 팬덤 싸움이 돼 버렸고, 순위권에는 막강한 팬덤을 자랑하는 아이돌 가수들이 자리잡아왔다. 음원 차트에선 1위를 휩쓸었지만 문자 투표에서 밀려 다소 이해하기 힘든 결과가 발생한 일도 빈번했다. '트로피 전달식'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출연 가수 명단은 아이돌 그룹들이 가득 채울 수밖에 없었다. 
나이가 든 가수들이나 다른 장르의 음악을 하는 가수들은 음악방송에 출연하는 것을 민망하게 여기기까지 했다. 임창정이 ‘또 다시 사랑’으로 각종 차트를 휩쓸 때도 그의 음악방송 출연은 이례적이고, 특별한 이벤트로 보일정도였으니. 
개편이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볼 일이지만, 확실히 ‘음악중심’의 이번 변화는 가요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가수와 장르를 소개, 대중성을 겸비하면서 여러층의 시청자들을 끌어들일 전망. 가수들의 다양한 활동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감수해야할 부분도 물론 있다. 음악 프로그램들이 순위제를 고수하는 것은 수상 형식이 만드는 박진감 때문. 매번 비슷한 가수들이 출연하는 음악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경쟁'이라는 요소가 들어가면 몰입은 더 높아지며 원초적인 재미가 생겨난다. 뿐만 아니라 상이 가지는 상징성이 있어 인기 아이돌이나 가수를 섭외하는데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특혜’와 같은 요소들이다. ‘음악중심’은 이를 모두 내려놓고 도전을 시작한다. 업계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고, 대중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음악중심’의 개편이 가요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집중해볼만하다/joonamana@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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