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음악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이 순위제를 폐지해 가요계에 작은 파동을 만들어냈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환영. 다른 방송사의 5개 음악프로그램은 현재까지 순위제 추가 폐지를 논의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그 중 하나의 프로그램만이라도 폐지를 결정한 것은 고무적이라는 반응이다.
물론 음악방송프로그램 1위가 '전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는 좋은 노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님은 누구나 안다. 또 그 1위 선정에 팬덤이든 기획사든 각종 이해관계나 얽혀 있음도 대중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렇기에 '음악중심'의 순위제 폐지는 나름 이유 있는 결정이라고 할 만 하다.
하지만 폐지만이 답이냐,고 물었을 때는 꼭 그렇다고 답할 수 만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순위제가 없으면 아무래도 프로그램 자체의 화력이 약해질 수가 없다. 마지막 결과 발표가 없으니 중간에 이탈하는 시청자들이 생길 것이고 팬덤의 충실도도 약해질 것이다. 이는 음악방송의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1위 트로피가 없어져 가장 아쉬운 가수는 아무래도 1위 가수다. 정당한 수상 기회의 박탈이란 생각이 들 수 있다. 더불어 신인들에게는 성과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에 동기 부여 측면에서 부정적인 효과를 지닐 법도 하다.
순위제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순위 선정 기준이 더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과거 음악방송에서 순위제 폐지가 한 차례 있었지만 다시 부활한 것은 그 만한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시청률, 가수, 팬덤, 기획사 등 현실적인 문제들이 순위제의 부활을 다시 이끌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순위제 자체를 유지하면서 그 순위 선정 기준에 대한 공정성에 힘을 실어주는 게 더 효과적인 방법이란 의견. 순위제를 폐지하면 방송에서 음원차트 순위를 오히려 더 투명하게 목격할 수도 있지만, 방송의 가장 큰 목표이기도 한 '재미'가 확실히 약해질 것에도 우려감이 있다.
음악프로그램들은 타사의 동향과 추이를 보고 서서히 순위제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완전히 다 없애든가, 아니면 전부 다 시행하던가라는 획일화 대신 다양성이 존재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란 판단도 존재한다.
한편 MBC는 최근 “각종 음원 차트를 통해 집계 순위가 실시간으로 발표되는 상황이라 방송사에서 별도로 순위를 발표하는 의미와 중요성이 떨어져온 게 사실이다”고 순위제 폐지 배경을 밝힌 바다. “‘음악중심’에서 순위제를 폐지하는 대신 앞으로 더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개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추진해 대표 음악 프로그램으로서의 위상과 가치를 더욱 강화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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