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연구가 백종원이 대중에게 이름을 확 알린 계기는 아무래도 배우 소유진과의 결혼이었다. 대형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더본 코리아 대표이자 요리 연구가이지만, 일반 대중에게는 ‘소유진의 남편’이라는 수식어가 더 강렬했던 것이 사실이다. 허나 지난 2월 이후 백종원은 누구의 남편이 아니라 ‘백주부’, ‘백선생’, ‘백설탕’ 등 친숙한 별명으로 익숙한 안방극장의 ‘요리 선생’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2월 22일과 28일 인터넷은 백종원으로 뒤덮였다. 그동안 SBS ‘힐링캠프’ 등을 통해 얼굴을 알렸지만, 이렇게까지 폭발적인 반응은 아니었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서 쉬우면서도 재밌는 요리 방송으로 ‘요리 하는 남자가 멋있다’는 공식을 완성했다. 요리 방송을 마친 후 아내에 대한 사랑을 진솔하게 드러낸 백종원의 모습은 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쳤다.
가히 열풍이었다. 그가 네티즌과 티격태격하면서도 즉각적으로 대응을 하며 만들어가는 요리 방송은 완벽한 정보 제공인 동시에 흥미가 넘쳤다. 재밌는 말솜씨, 네티즌의 요리 실패 지적에 시무룩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는 인간미, 누구나 쉽게 요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요리 철학은 요리 방송이 재미와 함께 치유와 위안을 안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알려주며, 누구나 요리에 입문할 수 있도록 도운 것은 그의 요리 방송의 1차적인 즐거움이었다. 수십년간 요리를 연구한 그가 실수를 하거나, 맛을 위해서는 설탕을 넣어야 한다고 전문가로서 ‘있어 보이지 않는’ 솔직한 입담은 요리 방송을 보다 보면 오히려 요리가 어렵게 느껴지는 다른 방송과 차별점이었다.
실패해도 괜찮다며 적극적으로 요리를 독려하고, 요리 초보들이 어려워 하는 부분을 말끔하게 해결해주는 그의 요리 방송은 재미를 넘어 감동을 안겼다. 그 분야에 정통하기 때문에 쉽게 가르칠 수 있다는 것, 백종원의 요리 방송을 본 시청자들이 그를 진정한 전문가로 인정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백종원은 이후 tvN ‘집밥 백선생’을 통해 가정 요리의 혁명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어느 요리에나 사용할 수 있는 만능 간장, 만능 오일 등을 소개하며, 주부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받았다. 특히 한 요리 프로그램에서 비린내를 잡지 못해 괜한 찬밥 신세가 됐던 꽁치 통조림으로 맛있는 요리를 완성하는 법을 알려주며 큰 화제가 됐다.
‘마리텔’과 마찬가지로 소통하는 요리 방송을 만들어갔다. 자신의 만능 요리법이 화제가 된 후 제대로 맛이 나지 않는다는 불만과 질문이 쏟아지자, 일명 ‘A/S’ 방송을 통해 실패 유형을 설명해 친절한 요리 방송의 진수를 보여줬다. 낮은 자세로 소통하며 친근하게 요리 방송을 이어가는 백종원. 올해 방송가가 낳은 최고의 콘텐츠가 요리 방송이고, 그 열풍의 중심에는 ‘백주부’ 백종원이 존재한다. / jmpyo@osen.co.kr
[사진] '마리텔', '집밥 백선생' 방송화면 캡처,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