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 참 매력적이다. 쓸데없는 오지랖을 부리는데, 그 오지랖의 성격이 참 다정하고도 자상해 본의 아니게 설렘을 만들어낸다. '오 마이 비너스'의 미스터리한 남자 주인공 영호(소지섭 분)가 그렇다.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오 마이 비너스'(극본 김은지 연출 김형석 이나정)에서는 태평양 같은 오지랖으로 주은(신민아 분)을 돕는 영호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영호는 호텔 앞에서 남자 친구 우식(정겨운 분)이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도망치듯 자리를 뜨는 주은을 따라갔다. 그는 깜짝 놀라 "살려달라"는 주은에게 "나만 보면 살려달라고 한다. 고마워할 것도 아니면서. 머리채라도 잡고 싶어요? 아님 가죠. 남이 핀 바람 때문에 감기 걸리면 억울할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가라"는 주은의 퉁명스러운 말에 영호는 자신이 붙여줬던 반창고를 보여주며 "얘가 잡길래. 내가 차가운 도시 남자처럼 생긴 건 맞는데 좀 착하다. 아픈 사람한테 약하다. 근데 위험한 사람한텐 더 약하다"라고 주은을 향한 걱정을 드러냈다.
비행기에서 시작된 주은과 영호의 인연은 계속됐다. 영호가 주은의 가방과 휴대폰을 보관하게 된 것. 주은은 영호에게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았고, 호텔에서 물건들을 받기로 했다. 약속한 시간, 영호의 호텔 로비에서 그를 기다리던 주은은 자신에게 이별을 선언했던 남자친구 우식이 자신의 옛 친구 수진(유인영 분)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게 됐다.
그 모습에 화가 난 주은은 자신에게 변명을 하려는 영호에게 "오지말라"며 적개심을 드러냈고, 뒤돌아 나가다 그대로 유리문에 부딪쳐 쓰러지고 말았다. 바람을 피는 남자친구와 친구의 앞에서 굴욕을 당하게 된 끔찍한 상황, 주은을 구해준 것은 영호였다.
마침 호텔에 들어오던 영호는 주은을 발견했고, 다가오려는 우식에게 "오지 말라지 않느냐"고 말하며 그를 막아섰다. 주은은 부끄러움에 "나를 데리고 지구 밖이라도 가달라"고 부탁했고, 영호는 그런 주은을 일으켜 세운 후 함께 호텔로 들어갔다. 영호는 자신의 방에서 빠져버린 주은의 팔을 고쳐줬으며 "상처가 겉보기와는 다르다. 겉은 멀쩡해도 아무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묘하게 위로가 되는 말을 건넸다.
이처럼 다른 사람을 향한 관심과 오지랖이 깊은 남자주인공 영호는 소지섭이 지금까지 맡았던 어떤 인물보다 따뜻하고 인간적이다. 영호는 충분히 인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 재벌3세지만 관심이 없는 '소개팅녀'와의 만남에도 끝까지 매너를 '따도남'이다. 그런 그의 성격 때문에 주은과의 인연 역시 질기게 이어질 수 있었다. 과연 영호의 이 설레는 오지랖은 주은과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앞으로의 로맨스 전개가 기대감을 준다.
한편 '오 마이 비너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헬스트레이너인 남자와 '얼짱'에서 '몸꽝'이 돼버린 여자 변호사, 극과 극인 두 남녀가 만나 다이어트에 도전하면서 외면뿐만 아니라 내면까지 치유하는 내용을 담는다. /eujenej@osen.co.kr
[사진] '오마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