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한 해를 돌이켜 봤을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바로 백종원이다. 열풍, 신드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하루가 멀다 하고 백종원의 이름이 인터넷 상에 오르내렸고, 백종원이 출연하는 프로그램마다 대박이 났다. 백종원 말투부터 작은 행동까지 유행이 됐고, 방송에서 그를 패러디 하는 이들이 갈수록 늘어갔다. 이렇게 한 해 동안 그 어떤 예능인보다 탁월한 활약을 펼치며 방송계를 장악했던 백종원, 그는 과연 연예대상 신인상을 품에 안을 수 있을까.
2015년의 화두는 뭐니뭐니해도 쿡방과 셰프 열풍일테다. 물론 케이블 채널의 요리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많은 셰프들이 얼굴을 알린 상태기는 했지만 JTBC ‘냉장고를 부탁해’인기를 타고 셰프들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요리 하는 남자가 섹시하다는 뜻의 ‘요섹남’이 생겨났고, 지금까지도 먹방과 쿡방 프로그램은 쉼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역시 백종원이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더본 코리아 대표이자 요리 연구가인 백종원도 다른 셰프들과 마찬가지로 케이블 채널을 통해 먼저 방송 출연을 하기 시작했다. ‘백박사’라는 별명을 안겨준 올리브TV의 ‘한식대첩’이 대표적이다. 배우 소유진과의 결혼으로 큰 주목을 받으면서 SBS ‘힐링캠프’에도 출연을 하기는 했지만, 이 때까지만 해도 그가 이 정도의 예능감을 가지고 있을지, 시청자들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다.
그런 그가 2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 출연하면서 예능 판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백종원은 실시간으로 네티즌들과 대화를 주고 받으며 자신만의 방송을 만들어야 하는 ‘마리텔’ 첫 사전 방송부터 소위 말해 ‘대박’을 터트렸다.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네티즌들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웃음을 유발하는 동시에 친숙한 매력을 느끼게 만들었다.
아내 소유진과 집에서 자주 해먹는 요리라며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맛있게 집에서 해먹을 수 있는 요리 레시피를 제공하는 한편, 실생활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깨알 정보까지 아낌없이 공개했다. 그러면서도 예상치 못한 요리 실수에 당황해하기도 하고, 능청스럽게 자신이 만든 음식 자랑을 하는 등 마치 옆집 아저씨를 보는 듯한 친근함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완벽히 사로잡았다. 백종원은 ‘마리텔’에서 하차를 하기 전까지 줄곧 출연자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신격화’됐고, 지금도 ‘마리텔’하면 백종원이라는 공식으로 통용되고 있다.
현재 백종원은 tvN ‘집밥백선생’과 SBS ‘3대천왕’에 출연중이다. 이 두 프로그램 모두 백종원이 주축이 되고 있다. 주부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 속에 여전히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집밥백선생’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뒤늦게 쿡방, 먹방 열풍에 합류한 ‘3대천왕’ 역시 백종원의 매력을 십분 살리며 SBS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백설명’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백종원은 전국 방방 곳곳에 숨어 있는 맛집을 다니며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자신만의 노하우와 그 음식의 유래 등을 쉽게 알려주며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욱 살려주고 있다. 또 제작진을 향한 투덜거림이나 식당 손님들이 생각보다 자신에게 관심을 덜 보일 때 시무룩해 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큰 웃음을 유발, 백종원이기에 가능한 맛깔스러운 재미를 느끼게 한다.
‘예능 늦둥이’ 백종원은 이렇게 한 해 동안 각종 방송사를 넘나들며 최고의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이끌어냈다. 이쯤 되니 연말 방송 연예대상 신인상 혹은 그 이상의 수상을 노려봐도 전혀 이상하지 않는 상황이다. 올해 최고의 예능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여전히 주부들 사이에서 ‘믿고 보는 백느님’으로 통하며 식지 않는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백종원의 파워가 연말 시상식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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