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 숨쉴 틈 없는 120분, 영화처럼 몰아쳤다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5.11.18 07: 36

‘육룡이 나르샤’가 120분 동안 한 편의 영화처럼 몰아쳤다.
 
지난 17일 SBS 창사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 13회, 14회가 연속 방송됐다. ‘육룡이 나르샤’는 두 가지 색깔의 로맨스, 치열한 두뇌 싸움 등 다채로운 재미로 120분을 가득 채웠다. 휘몰아친 120분으로 2회 연속방송의 묘미를 제대로 살렸다.

 
이날 방송에서 가장 먼저 돋보인 것은 이방원(유아인 분)-분이(신세경 분) 낭만커플의 로맨스이다. 순군부에서 풀려난 이방원은 분이가 과거 자신과 함께 도화전에 들어갔던 꼬마였음을 알았다. 그리고 그녀를 향해 더욱 깊어지는 마음을 깨달았다. 이방원은 분이를 끌어 안으며 “쟤는 내꺼다”고 말했다. 하지만 분이는 “난 네 거 할 생각 없다”며 매몰차게 거절했다.
 
분이는 이방원에게 설렘을 느꼈지만 그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겉으로는 신분의 차이를 내세웠지만, 분이가 이방원을 거절한 진짜 이유는 과거 오라비 땅새에 대한 죄책감이다. 이를 모르는 이방원은 아버지 이성계(천호진 분)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해동갑족과의 연합을 해야 했고, 해동갑족 수장의 딸인 민다경(공승연 분)과의 혼인을 추진했다. 그런 이방원에게 분이는 “사랑해”라고 돌직구 고백을 하며, 둘의 사랑이 이뤄지기 힘들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했다.
 
이방원과 분이의 사랑이 시련에 부딪히며 깊어졌다면, 땅새와 연희(정유미 분)의 사랑은 애틋하고도 잔혹했다. 땅새는 연희가 화사단의 흑첩이자 정도전(김명민 분)의 조직에도 잠입해 있는 이중세작이라는 것을 알았다. 땅새는 순수하기만 했던 연희가 위험한 운명 속에 놓인 것을 알고 좌절했다. 자신의 탓인 듯 그녀 곁을 맴돌며 그녀를 지켜주고자 했으나 연희는 거꾸로 땅새를 밀어냈다. 잔인한 운명 속에서 죄책감으로 얽힌 두 사람의 사랑은 애틋한 슬픔으로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두 가지 색깔의 로맨스와 함께 ‘육룡이 나르샤’ 특유의 치열한 두뇌싸움 역시 펼쳐졌다. 안변책 통과 후 이성계는 홍인방(전노민 분)과의 연합을 깼다. 홍인방은 자만에 빠졌지만 실각한 이인겸(최종원 분)은 홍인방이 아닌, 홍인방 뒤의 그림자 정도전을 읽어내며 몸을 굽혔다. 홍인방은 이인겸의 자극에 더욱 악독하게 변해갔다.
 
홍인방은 해동갑족과 연합하기 위해 자신의 아들과 민다경의 혼인을 추진했다. 허나 이방원은 직접 민다경을 찾아가 그녀를 설득했고, 홍인방 집안의 혼담을 거절할 묘안을 제안했다. 결국 민다경-이방원과의 두뇌싸움에서 진 홍인방은 정도전을 죽이기 위해 자객을 개경으로 불러들였다.
 
자객의 등장으로 정도전의 신변에 위험이 닥칠 것을 예감한 이성계, 이방원, 땅새, 분이, 무휼(윤균상 분) 등 다섯 용은 정도전을 구하기 위해 달려가는 장면으로 이날 방송은 끝을 맺었다. 과연 여섯 용이 한 곳에 모이게 되는 것인지 다음 전개에 대한 시청자의 궁금증은 극대화됐다.
 
말 그대로 휘몰아친 120분이었다. 인물들의 치열한 심리전과 정치싸움은 시청자의 두뇌를 자극했고, 두 가지 색깔의 로맨스는 시청자의 가슴을 두드리며 심장을 자극했다. 촘촘하고도 치밀한 구성과 전개, 배우들의 열연은 폭풍전개와 어우러져, 숨쉴 틈 없는 120분을 만들었다. 2회 연속방송으로 시청자의 몰입도를 끌어올리며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하는 것과 같은 재미를 선사했다.
 
결방의 아쉬움을 한 방에 날린 ‘육룡이 나르샤’가 여섯 용들의 ‘조선 건국’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어떻게 그려낼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parkjy@osen.co.kr
[사진] ‘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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