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계에서는 정말 톱이다."
15여 년간 이웃사촌으로 살던 배우 오만석이 엄태웅의 아내이자 지온이의 엄마 윤혜진을 만나자마자 한 말이다.
지난 17일 방송된 tvN 예능 '현장토크쇼-택시'(이하 택시)는 발레리나에서 엄마가 된 윤혜진에 대한 이야기로 꾸몄다.
윤혜진은 KBS2TV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지온 엄마'로 잘 알려져있다. 지난 8일 방송된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는 엄태웅 가족의 마지막 모습이 그려졌다. "다음에 또 보자"는 인사를 남긴 지온이의 환한 미소가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윤혜진은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이유에 대해 "지온이를 위해서였다. 카메라가 아이를 주기적으로 찍고 하니까 자신이 다른 아이들보다 특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서 여러 가지 점을 고려해 겸사겸사 하게 됐다"고 밝혔다.
촬영을 하면서 엄마가 48시간 집에 없어야하는 콘셉트 때문에 친정, 미혼 친구네 집을 찾았다고. 엄마가 된다는건 엄청난 인내와 사랑이 필요했다. "저도 처음에는 엄마가 어디 숨어있겠지 싶었는데 아니었다. 엄마가 집에 있으면 아이들이 알고, 행동이 달라진다고 하더라. 그래서 무조건 외출을 했다"고 말했다.
배우 엄태웅이 남편이 된 것에 대해서도 여과없이 털어놓으며 솔직한 성격을 드러냈다. "처음에 이상형은 아니었다"며 "까무잡잡, 맨질맨질한 피부를 가진 남자가 이상형"이라고 털어놔 웃음을 안겼다. 엄정화는 동생을 연결하고, 아는 언니를 통해 엄태웅을 소개받은 윤혜진은 "서로 결혼 생각이 없었다. 그냥 오빠 동생 사이였는데 헤어지려던 찰나 전화번호를 물어봤다. 헤어지고 바로 전화가 오더니 그 날 집 앞으로 왔다"며 시작된 사랑을 털어놨다.
이어 "다독여줄 오빠라는 사실이 본능적으로 느껴졌다. 그 때부타 매일매일 연락을 했고, 네 번째 만나던 날 손을 잡더라. 그 때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회상했다.
윤혜진은 최근 기획사에 들어간 것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광고대행사에서 전화를 자주 받았고 어떻게 해야할지몰랐다. 새로 들어간 회사에서 대신 처리를 해주겠다고 했다. 근데 엄태웅 일가가 기획사에 들어갔다고 보도됐다. '애 팔아서 돈 벌려고 회사로 보냈다'는 말도 들었다"며 "아닌 게 기사화돼서 사실인 것처럼 보여져 속상한 것도 있다"고 토로했다
여자에서 엄마가 된다는 건 참으로 대단하다. 자신을 버리고 희생해야할 부분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는 발레리나의 삶이 차츰 흐려진 것에 대해 "아쉽다"고 표현했다. "모유 수유를 하면서 '이제 윤혜진은 없구나' '누구의 엄마로 살아야되는 거구나'라고 느꼈다. 스스로 은퇴한 적은 없는데 그만 두게됐다. 밑에서부터 미련 같은 게 올라온다"고 털어놨다.
그는 천재 안무가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가 이끄는 세계적인 발레단 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단 출신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까지 받은 실력자 중에 실력자. 한 남자의 아내로서, 한 아이의 엄마로서 집안 살림을 떠맡는 본격적인 결혼 생활을 하면서 평생해온 일에 대한 아쉬움을 컸을 터다.
하지만 엄마로 사는 윤혜진도 어쩐지 행복해 보인다. 아이를 키우면서도 틈틈이 자신을 챙기기고 있기 때문. "언젠가 기회가 되면 무대에 서보고 싶다"며 작은 행복을 모색하고 있다. 윤혜진은 여전히 발레리나이자, 지온이의 엄마다./ purplish@osen.co.kr
[사진]'택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