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육룡이’ 신세경,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5.11.18 10: 40

이렇게 속 시원한 여주인공이 또 있을까. 오빠에 대한 죄책감으로 이방원(유아인 분)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할 건 다한다. “사랑해”라며 기습 돌직구 고백을 날린 것. 이에 쉴 새 없이 구애를 하던 이방원은 잠시 당황했지만 분이(신세경 분)는 여전히 눈 하나 꿈쩍 하지 않았다. 분명 뒤에서는 가슴에 깊이 난 상처 때문에 눈물을 짓지만 이방원 앞에서는 누구보다 강해지는 분이는 배우 신세경의 흡인력 높은 연기력 덕분에 더욱 매력적인 캐릭터로 부각되고 있다.
신세경은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에서어떤 핍박과 시련에도 꿋꿋이 다시 일어서는 백성이자, 여섯 용 중 유일한 여성 캐릭터로 열혈 민초를 대표하는 특별한 인물인 분이를 연기하고 있다. 분이는 첫 등장부터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기 위해 당당히 나설 줄 아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뭐라도 할거야. 살아 있으면 뭐라도 해야 되는 거니까”라며 의지를 불태우고, 죽은 언년이 제사를 치르기 위해 관아에 불을 지르던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동하게 만들었다. 분이는 그 어떤 순간에도 좌절하는 일이 없었다. 어떤 극악한 상황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총명함을 발휘하는 분이의 모습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분명 가슴 깊숙한 곳에 상처를 안고 있음에도 분이는 살아가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고, 그렇게 강해져 갔다.

이런 분이에 먼저 반한 건 이방원이었다. 분명 자신의 뺨을 때리고 일갈했음에도 “쟤 너무 낭만적이다”라고 두 눈에 하트를 그려넣었다. 이 이후로 두 사람을 ‘낭만 커플’이라 부르고는 있지만, 사실 이방원과 분이는 낭만과는 거리가 좀 멀다. 첫 만남이 그랬듯 분이는 이방원을 물어 뜯고 옷을 벗겨 묶어 놓기도 했고, 이방원 역시 분이의 입을 막으려 포박을 하기도 했다. 티격태격 하는 모양새가 딱 초등학생 같기만 했다.
그럼에도 가슴 속 깊이 뿌리내린 서로를 향한 애정은 날이 갈수록 그 크기를 키워갔고 지난 방송에서 정점을 찍었다. 분이는 옥에서 풀려난 이방원을 만나기 위해 한달음에 달려갔고, 실실 웃기만 하는 이방원을 계속 걱정했다. 그럼에도 이방원의 마음을 “싫다”고 단칼에 거절했다. 신분 차이를 극복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분이가 이방원을 거절한 진짜 이유는 오라비 땅새(변요한 분)에 대한 죄책감 때문이었다. 그리고 분이는 “너 참 씩씩해. 밝고 화끈하고 너무 멋지다. 내가 본 사람 중에 니가 최고다”라고 하는 이방원에 “나 난 씩씩하고 안 밝고 안 멋지다”며 “죽을 힘을 다해 산다”고 화를 냈다. 분이가 얼마나 안간힘을 쓰며 살아가고 있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것도 아니었다. 분이는 “너 나 좋아해. 근데안 좋아한다고 하는 이유가 뭐냐”고 묻는 이방원에게 “사랑해. 사랑은 하는 것 같다”고 돌직구 고백을 했다. 이에 이방원이 당황해 “죽을래?”라고 하자 “죽진 않을래, 아직은”이라고 맞받아쳐 이방원의 마음을 다시 한 번 흔들었다. 언제 또 이런 여자 캐릭터를 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분이는 색다른 매력으로 이방원을, 또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그리고 이런 분이를 연기하는 신세경의 똑부러진 말투와 강렬한 눈빛, 섬세한 감정 연기에 호평이 쏟아졌다. 이제는 신세경이 아닌 분이는 상상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캐릭터를 자기화시키는 것 이상으로 특별하고 독보적으로 만드는 힘, 이것이 신세경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parkjy@osen.co.kr
[사진] ‘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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